[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일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재차 제안한 한반도 종전선언에 대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회동에서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한국전쟁에 대한 종전선언은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표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이후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국장을 만나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 내용을 토대로 종전선언의 유용성을 설명했다. 후나코시 국장은 종전선언 추진이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보였고, 성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찬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교도통신은 종전선언을 둘러싼 한·미·일 3국의 온도 차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를 되풀이하고, 북한의 핵 개발과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기시다 내각이 북한에 대한 융화(融和) 분위기만 확산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기시다 내각은 종전선언이 선행할 경우 일본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과제인 일본인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방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21일 열린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국, 북한, 미국 3자 또는 중국을 포함하는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가 지난 10월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추정체 발사를 비롯해 한반도 상황에 관한 평가를 공유했다. 왼쪽부터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성김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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