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가 새 경영진 진용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 정면 승부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본격 성장하는 시기 한·중·일 기업간 기술력 차이가 시장 지배력을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증설 투자를 통한 양적 성장과 함께 배터리와 관련 기술력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왼쪽부터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최윤호 삼성SDI 신임 대표이사. 최재원 SK수석부회장. 사진/각사
재계에서는 최 신임 사장 영입에 따라 삼성SDI의 글로벌 투자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복심으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맡은 재무전문가다. 전략적 투자와 공격적 수주가 뒷받침 돼야 하는 시기 삼성SDI의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삼성SDI는 올해 첫 미국 투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 젠5(Gen.5) 공급이 본격화하면서 수주 잔고도 확대될 전망이다. 실적 상승세와 성장성도 뚜렷하다. 지난 2분기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 1분기 적자를 상쇄하는 규모로 첫 흑자 전환을 이룬 이후 연간 흑자 달성이 예상된다.
앞서 국내 1위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은 구광모
LG(003550)그룹 회장에 이어 그룹 2인자로 꼽히는 권영수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권 부회장 체제에서 LG엔솔은 내년 1월 말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LG엔솔의 예상 시가총액은 최대 70조2000억원으로, 기업공개(IPO)가 흥행하면 최대 12조7500억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LG엔솔은 확보한 공모 자금을 통해 국내 오창공장을 비롯해 북미·유럽·중국 등 해외 생산기지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나머지는 리튬이온전지·차세대전지 등 연구·개발(R&D)과 제품 품질 향상·공정 개선을 위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배터리 사업 근본구조 개선과 품질·개발·생산 핵심 역량 강화에 집중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이차전지 제조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SK온(분사 전
SK이노베이션(096770)) 수장에는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 부회장이 오너 일가의 일원인만큼 그룹 미래 핵심 먹거리 산업을 끌고 갈 것이란 분석이다.
내년 글로벌 배터리 시장 경쟁은 전기차 산업 성장에 힘입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는 중국 CATL(31.2%) 2위는 LG엔솔(21.2%), 3위는 일본 파나소닉(13.2%) 순이다. 지난해 CATL이 23.4%, LG엔솔이 23.0%, 파나소닉이 20.5% 점유율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시장 지각 변동이 꽤 컸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래 배터리 시장 진검 승부는 배터리사의 기술력이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본격적인 증설 투자를 통해 양적 성장을 이루는 것에서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자체 기술력 제고에 더해 전기차 분야의 신산업으로의 확장도 염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재무통 인사 영입 측면에서 중단기적으로는 양적 팽창이 이뤄질 것이 예상되지만 배터리만 국한해 중장기적으로 배터리의 질적 성장 가능성 측면을 봐야 한다"면서 "추가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배터리 제조사로 출발해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BYD처럼 배터리 기반의 신산업을 3사가 시도할 수 있는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글로벌 4위·중국 2위 기업인 BYD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한' 출시 이후 중국 내수와 해외 시장 진출에 본격 나서고 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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