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책 없는 대출규제…새해 실수요 어쩌나
당정, 비공개 가계대출 협의 진행
"강력한 한 방 대책 없어"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4~5% 관리 부담"
2021-12-13 14:51:48 2021-12-13 16:02:57
[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내년도 가계대출 시장은 한파 조짐이다. 금융당국이 올해에 이어 새해에도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일부 실수요자에 대해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지만, 여전히 ‘한 방’ 없는 대책에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0일 비공개 가계대출 당정 협의를 열었다. 내년도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 전세대출을 포함하는 방안과 함께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4~5%대로 유지하는 내용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 실수요자의 전세대출과 집단대출 등에 대해서는 최대한 자금 공급이 끊기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운용한다는 계획도 함께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출규제로 부동산 시장은 약간 잡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아직 대출규제로 불편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런 상황 전반에 대한 얘기가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부동산 시장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로 생각하고 있을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대출 수요는 여전히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적절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시적으로 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됐던 전세대출이 내년부터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은행들의 경우 전체 가계대출 중 전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가계대출 증가율을 4~5%대로 맞추기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은 10월 말보다 3조원 늘었는데, 전세대출이 이 가운데 무려 67%인 2조원을 차지했다. 올해 전체 평균으로도 5대 은행에서 늘어난 가계대출의 약 절반은 전세대출이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원래 4~7%로 관리되다가 이번에 4~5%대로 낮춘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면서 “다만 대출 총량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은행권이 이 증가율에 맞춰서 관리하기는 부담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전세자금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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