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소액 사건, '약식절차' 확대…사익편취 '정액 과징금' 2배↑
사건절차규칙·과징금부과고시 개정안 시행
법 위반 시 제재 수위 강화
약식절차 거절 땐 정식절차로 다퉈야
2021-12-24 16:14:14 2021-12-24 16:14:14
[뉴스토마토 김태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억원 이하의 소액 과징금 부과 사건으로 약식절차를 확대한다. 또 부당지원, 사익편취 등 중대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한 정액과징금을 최대 2배까지 부과한다.
 
공정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위원회 회의 운영 및 사건절차 등에 관한 규칙'과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확정하고 오는 30일부터 시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사건절차규칙을 보면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소액 과징금 사건 등에 약식절차를 확대 적용한다. 소회의에 상정되는 과징금 부과 사건 등에 대해 사업자의 수락여부를 물어 약식으로 신속히 의결할 수 있는 절차를 도입했다.
 
공정위 조사공무원은 사업자의 수락의사가 명백하거나 예상되는 최대 과징금이 1억원 이하인 경우 소회의에 약식의결을 청구할 수 있다. 사업자가 수락할 의사가 있는 경우 그간 과징금 사건에 적용할 수 없었던 약식절차를 적용할 길이 열린 것이다.
 
반면 사업자가 약식절차를 거절하거나 위원회 심의 결과를 수락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출하면 정식절차를 통해 다툴 기회를 보장한다.  
 
소회의는 서면심리를 통해 과징금액 등을 잠정적으로 결정한 후 사업자의 수락여부를 물을 수 있으며, 수락 시 그대로 약식의결된다. 또 공정위 심의를 받는 기업들이 충분히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소회의 심의기일 통지기간을 기존 '심의 개최 5일 전'에서 '심의 개최 10일 전'으로 개정했다.
 
과징금고시를 보면 행위유형별 부과기준율(정률 과징금)·기준금액(정액 과징금)의 하한은 현행을 유지하면서 최대 부과율을 2배까지 차등 상향했다.
 
정액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을 산정하기 어려울 때 정해논 법정금액으로 20억원 한도 내에서 부과하는 일정액을 말한다. 앞서 공정위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와 관련한 사익편취 행위에 대해 정액 과징금 20억원 이내에서 과징금을 산정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시장·경제 여건 등의 악화 정도, 부당이득 대비 과징금 규모의 형평성, 위반사업자의 규모(중소기업자 해당 여부) 등에 따른 감경 비율을 확대함으로써 비례원칙에 부합하는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정비했다.
 
특히 현실적 부담 능력을 고려한 감경 시 현행 규정은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인 경우 다른 요건 고려없이 50% 이상 감경할 수 있으나 ‘사업 지속이 곤란한지 여부’를 추가로 고려하도록 규정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절차규칙 개정을 통해 사건처리가 신속해지고, 절차적 엄밀성 및 효율성이 제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과징금고시 개정을 통해 법 위반 억지력을 제고하고 중소기업의 경미한 법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비례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 수준의 과징금부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근성 공정위 심판총괄담당과장은 "앞으로도 사건처리를 신속화하고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해 위원회 결정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필요한 사항을 적극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억원 이하의 소액 과징금 사건 등으로 약식절차를 확대한다. 사진은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사진/뉴시스
 
 
세종=김태진 기자 memory44444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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