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청년과의 접촉을 통해 선거전략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그러나 당 전반에 깔린 청년 인식 부재를 전환하는 데는 오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6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보좌역과의 '변화와 쇄신 간담회'에 참석해 "2030, 특히 30대 청년의 세상을 보는 눈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굉장히 넓다"며 "국민 메시지도 청년이 검토하는 것이 이쪽에서 오랜 세월 일한 사람보다 여러분 판단이 더 정확하기 때문에 말씀드린다"고 했다. 대선 승리 요건으로 청년의 역할을 강조하며 치켜세운 것이다.
윤석열 후보가 6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윤 후보는 전날 선대위 해체와 선대본 체제로의 변화를 발표하며 청년 중심의 선거전략 변화와 함께 그간의 실망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실력있는 젊은 실무자가 선대본을 끌고 가도록 하겠다"며 "지금까지 2030세대에게 실망을 줬던 행보를 깊이 반성하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약속한다"고 했다. 기자회견 과정에서 청년과 2030을 7차례가량 언급하며 체질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윤 후보 의지와 달리 과거 선대위 차원에서의 혼선은 이어졌다. 전날 선대위 국민소통본부가 주최한 청년간담회 행사에 윤 후보가 참석한다고 공지됐지만, 해당 행사는 후보 일정에 없었다. 게다가 권성동 의원 요청으로 윤 후보는 스피커폰을 통해 간단히 인사만 하고 빠졌다. 윤 후보가 청년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한 날, 청년 행사에 불참한 까닭에 '폰석열(폰+윤석열)'이라는 조롱이 쏟아졌다.
해당 간담회가 파국으로 끝나자 곽승용 청년보좌역은 "청년보좌역직을 내려놓으며 청년들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라는 저의 본분에 따라 마지막으로 제언드린다"며 "청년들은 후보교체를 원하고 있다. 이것이 제가 파악한 청년 여론"이라고 후보교체까지 주장했다. 간담회를 주최했던 박성중 의원은 윤 후보의 경질 조치에 따라 국민소통본부장에서 사퇴했다. 윤 후보도 이날 밤 늦게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올렸고, 이날 청년보좌역 간담회에서도 "전체 선대기구 차원에서 청년 여러분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윤석열 후보가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을 향해 두팔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러한 혼선을 줄이기 위해 선대본의 청년 인식이 성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선대본이 이준석 대표가 주장한 '세대결합론'을 받아들였다면서도 "노선을 수용을 했는데 수용·이해 정도가 이준석과 하태경이 고급반 정도라면 (선대본은)초급반 정도 되는 것"이라며 "충분히 숙성된 것으로 체화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30대 당대표인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을 해결하라는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전날 청년보좌역에서 사퇴한 곽승용 전 보좌역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준석 대표는 당에서 선거 이길 방법을 아는 유일한 사람"이라며 "후보는 이 대표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보좌역들 역시 이 대표와의 화합을 강조하며 당에서 논의 중인 이 대표 사퇴를 윤 후보가 나서서 막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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