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2008년 2PM으로 데뷔한 이준호는 영화 ‘감시자들’을 시작으로 ‘스물’ ‘협녀, 칼의 기억’ 드라마 ‘기억’ ‘김과장’ 등 끊임없이 연기에 도전을 했다. 그런 그가 MBC 금토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이산 역할을 맡았다. 시청자들이 인기를 끈 드라마 덕분에 이준호는 2021 MBC 연기대상에서 이세영과 함께 최우수상,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사극이다. 5.7%의 시청률로 출발한 드라마는 마지막 회가 17.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준호는 극 중 적통 원손으로 태어나, 왕세손의 자리에 앉은 차기 군주 이산 역할을 맡았다.
이준호는 드라마가 연기대상에서 8관왕에 오른 것에 대해 “상상조차 못했고 생각조차 안했다. 그만큼 드라마가 많은 사랑을 받아서 행복했다”며 “그날은 연기자, 스태프 모두 연기대상에서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시상식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이 모두 드라마를 사랑해준 팬들 덕분이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또한 “한마디 더 하면 좋은 곳에서 좋은 분위기로 일을 하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준호 인터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산은 드라마,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이야기 되는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배우들이 이산을 연기했다. 이준호는 욕심이 나는 캐릭터라서 부담감보다는 도전 정신이 컸다. 그는 “정조라는 왕이 워낙 사랑을 받는 왕이고 성군이라서 욕심이 났다. 많은 선배님들이 다양한 스타일의 정조를 연기했지만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런 이준호가 부담감을 느끼게 된 순간이 있었단다. 이준호는 “친구 부모님이 정조라는 인물이 워낙 좋은 캐릭터라 당대 최고 스타만 연기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그 말에 갑자기 부담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준호는 “대본을 처음 보고 느낌 감정을 잊지 않으려고 했다. 처음 대본을 읽으면서 느낀 감정, 대사의 톤을 촬영할 때까지 잊지 않고 가져가려고 노력했다”며 “내면적으로 정조의 아픔을 이해하려고 노력을 했다. 이산이라는 캐릭터가 왜 사람들 앞에서 쉽게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지 그의 좌절감, 무력감을 빨리 찾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평소 몸을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 이준호는 이산을 연기하면서 이산이 느낀 왕의 무게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세손 시절 모습을 보면 어깨를 펴고 허리를 세우고 있는 모습이 많다. 그러다 보니까 움직이지 않고 자세를 바르게 한 채 앉아 있어야 했더니 담이 자주 걸렸다. 촬영 중간 중간 몸을 풀고 운동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왕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는 마음가짐에서 오는 경직이었다. 그러다 보니 답답함을 느낄 때도 많았고 이산이 느꼈을 왕의 무게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준호 인터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최근 일부 드라마들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특히 사극이나 시대극의 경우 제대로 고증이 되지 않아 논란이 되는 경우가 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역시 사극이다 보니 고증에 신경을 써야만 했다. 이준호는 “배우로서 작품에 참여한 이들 모두를 믿었다. 그만큼 모두가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해왔다. 물론 공부를 해도 부족한 게 사실이다”며 “사랑 받는 것에 부끄럽지 않게 모든 동작 하나에도 세세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또한 “동선까지도 머리를 싸매며 고민을 했다. 물론 드라마이기에 허용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 어느 정도 허용할 수 있는지 절충안을 찾아갔다. 모두가 잘해줬기에 난 그저 완벽히 이산이 되기만 하면 됐다”고 했다.
이준호는 고증이라는 어려운 산이 있지만 사극만의 매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살아보지 못한 시대를 살아볼 수 있다는 게 매력이다. 준비를 하면서 많은 자료를 찾아봤다”고 했다. 이어 “조선시대 때 외국인 선교사들이 찍은 흑백 영상이 유튜브에 있다. 그런 영상을 찾아 보는 게 개인적으로 즐거웠다”고 말했다. 또한 “실제 세트장이 창덕궁을 갔을 때와 유사했다. 세트장에서 연기를 할 때 정말 역사적 인물이 된 것 같아서 매력적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푹 빠져 있던 작품인 탓에 이준호는 촬영이 끝난 지 2주가 지났지만 여전히 엔딩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꿈 같은 엔딩 장면이었다. 그 장면을 찍으면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했다. 그리고 이준호는 작품의 여운이 조금 더 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준호 인터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이준호는 드라마 제작발표회 당시 시청률 공약으로 15%를 넘으면 곤룡포를 입고 ‘우리집’ 춤을 추겠다고 했다. 드라마가 17.4%의 시청률로 끝이 난 만큼 이준호는 시청률 공약을 이행하게 됐다. 그는 “어찌 보면 시청률은 사람의 힘과 관련이 없다. 그래서 당시에 꿈을 크게 갖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시청률 공약을 내걸었다”며 “염원하면 이뤄진다고 생각을 해왔지만 이번에 말이 주는 힘이 대단하다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기에 늘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조언을 하듯 말하기도 했다. 이준호는 “내뱉은 마을 이루게 됐으니 행복하다. 당시에 많은 배우들이 시청률 공약을 약속해줘서 함께 이행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준호는 다시금 긍정적인 힘에 대해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좌우명이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였다. 내가 원하는 걸 꿈꾸고 말로 내뱉어 왔다”며 “단순한 꿈을 내뱉은 거지만 지금 생각 해보면 꿈을 이루기 위한 긍정적인 원동력이 됐다. 생각하는 대로 되기 위해서 노력하게 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이준호는 늘 자신에게 좋은 말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옷소매 붉은 끝동 이준호 인터뷰.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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