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명 중 1명 '코로나 블루' 심화…30대 여성 '우울 위험'
작년 12월 우울 위험군 비율 18.9%…자살 생각은 13.6%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국민 정신건강 회복 정책 필요"
2022-01-11 16:03:02 2022-01-11 16:03:02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국민 5명 중 1명은 위험한 수준의 우울감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대 여성은 3명 중 1명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11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분기별 결과에 따르면 12월 조사에서 우울 위험군 비율은 18.9%로, 9개월 전인 3월(22.8%)보다 3.8%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3개월 전인 9월(18.5%)보다는 0.4%포인트 상승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국민 정신건강 상태 파악을 통해 국민에게 필요한 정신 건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20년부터 분기별로 실시돼왔다. 전국 거주 19~71세, 성인 206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 불안, 우울, 자살 생각 등 조사가 이뤄진다.
 
작년 12월 자살을 생각한 비율은 13.6%로 집계됐다. 9개월 전보다는 2.7%포인트 줄었고 3개월 전보다는 0.2%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초기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2020년 3월 기준으로 우울위험군 비율은 17.5%,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사람은 9.7%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우울점수는 총 27점 중 5점으로 같은 해 3월(5.7점)보다 0.7점 낮다.
 
연령대별로는 30대의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12월 조사 결과 30대 우울 점수는 6.4점으로 점수가 가장 낮은 연령대인 60대 이상(4.2점)보다 1.5배 높았다. 우울 위험군 비율은 27.8%로 60대(13.8%)의 약 2배, 50대(16%)의 1.7배 수준으로 월등히 높았다.
 
20대의 경우 2020년 5월 조사 이후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 모두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조사 때까지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지난해 12월 조사 결과 전체 평균 점수 수준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우울 점수와 우울 위험군 모두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30대 여성의 우울 점수는 7점, 우울 위험군이 33%로 3명 중 1명이 위험 수준의 우울감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살을 생각하는 비율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3월 조사 이후 2021년 3월 16.3%까지 높아졌지만, 지난해 12월 13.6%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자살을 생각한 사람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30대가 18.3%로 가장 높았다. 20대는 17.3%로 그 뒤를 이었다. 60대 이상은 8.7%, 50대는 10.4%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대체로 남성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해 12월에는 남성 13.8%, 여성 13.4%로 0.4%포인트 차이가 났다. 30대 남성은 22.4%로 전체 성별·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20대 여성은 17.3%, 20대 남성은 17.2% 순이었다.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점수는 총점 3점 중 1.7점, 불안 점수는 총점 21점 중 4.6점이다. 일상생활 방해 정도는 총점 10점 중 5점으로 2020년 때보다 감소했다. 6·9월 점수인 5.1점과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영역별로는 사회·여가활동이 방해 정도가 가장 높고 가정생활·직업 방해 순으로 파악됐다.
 
심리적지지 제공자는 가족이 62.3%로 가장 높다. 그 다음으로는 친구·직장동료가 20.6%로 조사됐다. '없다'는 답변도 11.3%에 달했다.
 
'심리상담, 정신과 치료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47점, 1.46점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보다는 높은 추세다.
 
정은영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코로나19가 2년 가까이 장기화되면서 자살률 증가 등 국민 정신건강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전문가들도 경제적·사회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정신건강 문제가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어 단계적 일상회복과 함께 국민 정신건강 회복을 위한 정책을 촘촘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분기별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3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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