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정확히 2년이 됐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가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외형을 확장하는 전화위복의 시간을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단업체들은 빠른 진단키트 개발로 초기 방역에 기여하는 한편 꾸준한 국내외 수요를 바탕으로 몸집을 크게 키웠다. 국산 항체신약으로 개발된 코로나19 치료제는 의약품 거대 시장인 유럽 관문도 진출했다. 백신 분야에선 상반기 자체 개발 품목 허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위탁생산(CMO)을 계기로 기술력을 입증받고 있다.
20일은 우리나라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만 2년째 되는 날이다. 1번 확진자는 2020년 1월20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을 거쳐 일본으로 향하던 중 공항 검역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진단검사를 기반으로 하는 방역 체계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 업체들은 신속한 제품 개발로 방역 체계에 공조했다.
대표적인 곳은
씨젠(096530)이다. 씨젠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속한 제품화에 착수해 약 2주 만에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2000년 설립 이후 축적한 분자진단 기술력이 20년 만에 빛을 본 것이다.
이후 씨젠은 2020년 1조12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1조 클럽에 안착했다. 진단업체의 매출이 1조원을 넘긴 것은 씨젠이 처음이다. 현재는 전세기를 통해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실적 확대를 노리고 있다.
씨젠과 함께 고성장을 이룬 진단업체로는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가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2조4800억원으로 2조 클럽 입성을 확정지었다. 작년 4분기 매출에 따라 3조원대 매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진단업체를 통틀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가장 큰 매출 규모다.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는 팬데믹 지속 약 1년 만에 나왔다. 주인공은
셀트리온(068270)이다. 셀트리온은 자체적으로 확보한 코로나19 항체로 '렉키로나'를 개발해 작년 2월 조건부 허가를, 9월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렉키로나는 국산 항체신약 중 처음으로 유럽 당국의 허가를 받은 의약품이기도 하다. 앞서 유럽 의약품청(EMA)은 지난해 2월 말 유럽연합(EU) 회원국 내 렉키로나 사용을 위한 롤링 리뷰(Rolling Review, 허가신청 전 사전검토 절차)에 착수해 7개월 만인 11월 품목허가 결정을 내렸다.
한국과 유럽을 제외한 지역에선 △인도네시아 △브라질(이상 긴급사용승인) △페루 △호주(이상 조건부 허가) △스위스(임시 허가)로 영역을 확장했다.
셀트리온은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렉키로나와 흡입제형 렉키로나, 변이 대응 능력이 우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CT-P63'을 결합해 개발할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들이 안동 엘(L)하우스에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 분야에선 상반기 중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의 'GBP510' 허가가 기대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총 6개 국가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 3상 참여자 모집을 마치고 검체 분석 단계에 돌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가별 사용 승인을 획득을 노리는 한편 부스터샷 활용 가능성도 저울질하고 있다. 회사 측은 GBP510 임상 1/2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6개월 후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자체 임상과 다른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약 550여 명에게 GBP510을 추가 접종하는 질병관리청 주도 연구자 임상을 진행 중이다.
팬데믹 상황에서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 외 또 다른 성과로는 위탁생산 기술력 입증이 꼽힌다. 국내 접종에 활용됐거나 활용 예정인 코로나19 백신 5개 중 3개가 국내 업체에서 생산된 것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말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원액과 완제 생산을 담당한 데 이어 이르면 다음달부터 쓰일 노바백스 백신까지 생산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5월 모더나와 계약을 체결하고 mRNA 백신 위탁생산을 시작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은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 제조 판매 품목허가를 받아 우리나라 접종에서도 쓰일 수 있게 됐다.
업계 내부에선 원료 수급부터 대면 영업 제한 등 여러 장애 요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가 도약의 발판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진단키트 업체들이 국내외 수요를 바탕으로 외형 확장에 성공했다"라며 "기존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영업 활동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서 일정 성과를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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