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옛 서울의료원 800가구 공급 강행"
"정부 3000가구 공급 계획 비현실적"
2022-01-20 17:20:17 2022-01-20 17:20:17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강남구 삼성동 옛 서울의료원 부지에 800가구의 주택 공급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이곳에 30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에 반기를 든 것이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조만간 이와 관련한 실무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류훈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20일 서울의료원 공공주택 개발 관련 차담회에서 "3000가구 공급은 비현실적이며 도시 관리 관점에서 불합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8년 12월 서울시가 이 부지에 8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는데 2년 후 국토교통부가 8·4대책을 통해 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당시 권한대행 때라 서울시는 정부 주도의 발표에 소극적으로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 부지 남측에 200~250가구, 북측에 600~650가구를 공급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보고 2018년 12월 관련 계회을 발표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당시 강남구에서도 이에 대해 2년 동안 별 다른 반발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2020년 국토교통부가 8·4대책으로 이 부지에 3000가구의 공공주택을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서울시의 당초 계획보다 4배 가량 많은 주택 공급이 예정됐다. 서울시가 이에 동의했다고 여긴 강남구는 시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며 크게 반발했다.
 
지난해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전체 서울의료원 부지의 약 65%에 공동주택을 공급하려는 것으로 이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 용도에 맞지 않다"며 행정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의료원 부지는 삼성역 일대 코엑스부터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를 아우르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이 추진되는 곳이다. 이곳에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마이스(MICE) 산업 단지 등이 조성되는데, 서울시는 융합 시대에 맞춰 이곳에 일정 규모의 주택이 들어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류 부시장은 "2018년 당시 서울에서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주택을 공급하자는 이슈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서울의 유휴부지 등을 최대한 활용하다는 논의 속에서 800가구 공급 계획이 나왔다”라며 “그러나 8·4 대책에서 너무 많은 공급 규모를 발표하면서 민원이 많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부지에 토지비를 뺀 건물만 분양하는 이른바 ‘반값 아파트’ 공급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올해 하반기에 자치구·지역 주민·전문가들과 논의를 거쳐 세부적인 개발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서울 강남구 국제교류복합지구 지구단위계획 조감도.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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