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제안한 여야 후보 추경 논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윤 후보는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후보 회동 제안에 대해 "진정성이 의문"이라며 "이미 할 얘기를 다 했다"는 입장이다. 대선 경선 후보와의 '원팀' 논의와 관련해서는 "정권교체에 필요한 일이라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윤 후보는 21일 대전시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대전 지역기자 간담회를 마친 후 '이 후보의 대선 후보 긴급회동 제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정부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예산안을 보냈을 때는 양당 원내지도부 논의가 먼저"라며 "실효적인 논의를 해야지 선거 앞두고 이런 식의 행동에 국민이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바라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가 21일 대전시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이날 오전 이 후보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제안한 35조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추경 편성에 100% 공감하고 환영한다"며 "차기 정부 재원으로 35조원을 마련, 신속하게 소상공인과 장영버자 지원이 가능하도록 대선후보 긴급 회동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에 윤 후보는 여러차례 50조원 규모의 추경을 주장하며 활용방안까지 제안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할 얘기를 다했다"고 선을 그었다.
전날 무산된 홍준표 의원과의 '원팀' 구성에는 "정권교체에 필요한 일을 하겠다"는 답을 내놨다. 윤 후보는 "우리당이 원팀으로 정권교체 하는데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고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다른 경선 상대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의 회동 계획에 대한 질문에 "원팀으로 대선 치르는데 필요한 모든 방안을 다 강구하고 있다"고 재차 원론적으로 답했다.
윤석열 후보가 21일 대전시 동구 중앙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김동현 기자
지난 19일 홍 의원은 윤 후보와 회동하며 선대본 합류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상임고문직을 맡는 조건으로 국정운영 능력 담보와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 등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경선 경쟁상대였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종로에 전략공천하는 것도 제안했지만, 이 제안은 바로 그다음날 거절당했다. 이에 홍 의원의 선대본 합류는 물건너갔고, 홍 의원은 '구태 정치인'으로 몰린 상황이다. 이에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는 등의 글을 여러차례 올리며 불편한 심경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윤 후보는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을 두둔한 발언에 대해 "사담이 공영방송으로 공개된 것은 부적절하지만, 어찌 됐든 공개된 과정에서 상처 입은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렸고 그런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무속인과 연관됐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겠다"고 답했다.
대전=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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