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반도체 산업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제품 생산시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부산물을 배출하는 반도체 업계는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해 더 고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김형섭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장(부사장)은 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개막한 세미콘코리아 2022 기조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최대 반도체 장비 전시회 세미콘코리아가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왔다. 지난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취소됐으며 지난해는 온라인으로만 진행된 바 있다.
김형섭 소장은 "지난 50년 동안 반도체는 많은 것들을 혁신해왔지만 미래에는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는 반도체업계의 무한한 협력을 통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삼성전자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2020년에는 재생에너지 활용, 배출 가스의 후처리, 설비 가동 효율화 등을 통해 11억 그루의 소나무가 흡수해야 하는 양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세미콘코리아 2022가 9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사진/조재훈 기자
이번 행사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반도체 기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협력을 동반한 친환경 생태계 구축이라고 입을 모았다.
피터 버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도 두번째 기조 연설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공급받고 있는 한국업체들을 언급하며 "협력은 기술 혁신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며 "고객사와 긴밀하게 협업해 고객사 기술 로드맵 달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오미크론 확산세가 가시지 않고 있는 만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꾸려진 전시장에는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입장이 가능했다.
전시장 입구에 도착해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방역검색대와 마스크를 착용한 보안 요원들이었다. 주최측인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이번 행사에 백신패스를 도입해 백신접종 완료자와 전시회 입장 전 24시간 이내 음성확인서를 제출한 인원만 입장이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머크의 한국법인인 한국머크는 최종 패키징, 도핑, 패터닝, 증착, 평탄화, 식각, 세척 등 7대 전후방 유닛 운영을 포함해 전체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의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시했다. 인터몰레큘러의 전문성과 소재 혁신을 위한 프로토타이핑 제작 능력, 고품질 재료를 안전하게 팹에 배송할 수 있는 딜리버리 시스템 등까지 추가했다.
세미콘코리아 2022 행사장 내 머크 부스. 사진/조재훈 기자
반도체 및 전장부품 신뢰성 분석 1위 기업 큐알티는 행사장에 전용 부스를 마련하고 ‘보드레벨 신뢰성 테스트(BLRT), RF제품군 수명테스트(RFBL), 표면실장기술(SMT) 등의 주력 신뢰성 평가 장비 및 솔루션들을 선보였다. 또 현장에서는 큐알티가 최근 도입한 'TPA(Two Photon Absorption)' 레이저 시스템 및 RF 고온동작 수명시험(RF-HTOL) 등의 최신 솔루션들도 대거 공개됐다.
국내 토종 필터 기업 시노펙스도 반도체 제조 핵심 공정에 사용되는 CMP 슬러리 필터, ePTFE 멤브레인, PVDF 중공사막 필터, 앱솔루트 MB필터 등 다양한 제품을 출품하며 자사의 기술을 뽐냈다.
이밖에도 전시장에는 원익, 세메스, 동진쎄미켐, 주성엔지니어링, 테스 등 국내외 대표 소재·부품·장비 500여 기업이 참여해 2000개 부스를 통해 최신 반도체 기술을 선보였다.
세미콘코리아 2022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조재훈 기자
박람회에서는 인재 육성과 다양성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반도체 산업으로 진로를 희망하는 이공계 대학생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인 ‘Meet the Experts'에서는 직무별로 현직 엔지니어가 참여해 진로 개발을 위한 조언을 전달한다.
행사장에서 만난 최한빈씨는 "취업 준비에 필요한 정보들 궁금한 것도 많고, 기업에 대해서도 좀더 자세히 알고 싶어 이번 박람회를 찾았다"며 "기업이 원하는 직무적 역량, 기업들의 기술적 방향성 등의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 좋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또 이번 행사에는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상무부간 반도체 파트너십 대화 후속조치로 '한·미 반도체 파트너십 투자설명회'가 온라인으로 열린다. 이번 투자설명회는 양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 제고와 공동의 생태계 및 공급망 강화를 위해 개최된다. 이날은 미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을 위한 정책들을 소개하는 세션이 마련됐다. 10일에는 한국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위한 투자 설명회 세션이 진행된다. 전시회 현장의 KOTRA 부스를 통해 반도체 투자 지원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도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관계자는 "3년 만에 돌아온 세미콘 코리아 2022 전시회를 통해 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더 건강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큰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세미콘 코리아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격변하는 반도체 산업 환경 속에서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되는 비즈니스 지원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미콘코리아 2022는 11일까지 3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