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후보 단일화에 대해 시기를 놓쳤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냈다.
김 전 위원장은 10일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왜 대통령은 실패하는가> 출간기념회에서 "후보 단일화 문제는 이미 시기를 많이 놓치지 않았나"라며 "단일화를 꼭 해야 된다고 생각했으면 1월 정도에는 그 문제를 거론해 마무리했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고 선거 등록일이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실현 가능하겠나.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0일 서울 마포구 다리소극장에서 열린 출간기념회에서 자리에 착석해 발표를 준비 중이다. 사진/김동현 기자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민주당에서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열려 있는 자세를 취한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은 회의적인 입장을 비친 것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수적으로 불리고자 단일화를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후보끼리 일정한 합의에 도달해야 하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합의할 것인지, 대통령되는 사람이 정부를 구성해 제반 정책을 수행하는 데 '나는 이런 이런 생각을 하니 이런 것을 함께 하자' 합의가 이뤄져야 단일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누가 당선되든 나라의 미래가 암울하다며 권력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요즘 국민들은 이번 선거는 차악조차 없는 선거라고 이야기한다"며 "극악이 아닌 최악을 뽑으면 되지 않느냐는 항간의 씁쓸한 조크도 있다. 누가 돼도 나라 앞날이 암울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 후보가 당선되면 문재인정부보다 더 폭주할 것이고, 다른 후보가 돼도 극단의 여소야대가 펼쳐져 임기 초반 2년을 '식물 대통령'으로 지내야 한다"며 "공동연합정부를 구성하겠다고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중심제가 아닌 국민 중심, 의회 합의 중심으로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세대의 정치권 진출이 활발해지기 위해서라도 지금의 권력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대통령중심제 자체를 바꿔야 한다.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 중심이어야 하고, 의회 합의가 중심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권력구조 개편에 확고한 의지를 보이는 후보를 국민이 지지할 것"이라며 "누가 당선증을 받을지 모르지만, 탐욕 없고 정직한 사람이 선출되길 바란다.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으로서 저도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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