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 날인 15일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오는 경부선 상행선 유세를 벌였다. 당 지도부도 전국 각지로 흩어져 지원사격에 나섰다. 특히 모든 유세 방향은 '반윤석열'로 모아졌다. 이 후보의 유능·통합을 알리고 윤 후보의 무능·분열을 꼬집었다. 무속 논란과 함께 무소불위 검찰정권 등장에 따른 공포정치도 부각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광주·전남 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민주당의 성지인 광주 금남로에서 첫 유세에 나선 건 다분히 윤 후보와의 대조를 노렸기 때문이다.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 적폐수사' 발언으로 정치보복을 예고한 데 이어 14일에는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와 검찰총장의 독립 예산 편성권 등을 담은 검찰 강화 기조를 천명해 검찰공화국 등장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자아냈다.
15일 오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광주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광주·전남 선대위 출정식을 열고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위원장은 출정식 연설에서 "우리가 어렵게 이룩한 민주주의 성취가 지금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됐다"며 "야당 후보는 '검찰에 대한 장관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겠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폐지도 검토하겠다' 공언하며 민주주의가 검찰왕국으로 되돌아가는 위험 앞에 놓여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후퇴의 위기, 검찰 폭주의 위기, 이 위기를 제일 먼저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께서 앞장서서 막아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위기에는 위기에 대처해 본 경험과 역량이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며 "경험과 역량은 그래도 민주당과 이 후보가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정세균 선대위 상임고문은 전북 전주시에서 전북 선대위 출정식을 열었다. 전남 출신의 이 위원장과 전북 출신의 정 상임고문 모두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를 찾았다. 정 상임고문은 이 후보의 후원회장도 맡고 있다. 정 상임고문은 오후엔 덕진구 모래내시장을 찾아 코로나 장기화로 힘든 상인들의 생계 민심을 살폈다. 그는 "전북의 애환을 모르는 사람은 전북 발전을 이끌 수 없고, 민주당 정부와 함께 했을 때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면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쳤다. 또 "코로나19, 민생경제, 양극화, 지방소멸 등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갈 거대한 배를 전진시키기 위해선 유능한 이재명 선장뿐"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위기를 극복할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15일 송영길 민주당 대표(상임선대위원장)이 대전시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와 함께 유세차에 올라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은 송영길 대표는 지난 11일 부친상 이후 이날 처음으로 외부 일정을 재개했다. 송 대표는 서울 을지로에서 시민들에게 출근 인사를 하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고, 오후엔 대전으로 내려가 중구 으능정이거리에서 이 후보와 합동 유세를 펼쳤다. 송 대표는 "일 잘하는 후보를 선택하겠느냐, 술 잘 마시는 후보를 택하겠느냐. 경제 대통령을 선택하겠느냐, 검찰 대통령을 택하겠느냐"라면서 이 후보의 유능과 윤 후보의 무능을 비교했다. 이어 "윤 후보는 '문재인정부가 무능한 삼류들을 데리고 나라를 망쳤다'고 비판했는데, 여기서 딱 맞는 말이 윤 총장을 임명한 것"이라며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저렇게 벼락출세를 시킨 것도 반성하겠다. 우리 정부의 어두운 유산"이라고 했다.
추미애 명예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고향인 대구로 달려갔다. 그는 자신의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압수수색 지시를 거부한 윤 후보를 겨냥, "신천지 성도는 무섭고 대구시민의 생명은 보살피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냐"며 "건진법사 말은 들어야 되고, 대통령과 장관의 지시는 거역해도 된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이어 윤 후보의 사법개혁 공약을 언급, "대통령이 되면 검찰을 시켜 없는 죄도 만들고, 미운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고 검찰 독재 공화국을 만들겠다는 윤 후보에게 대구시민 여러분이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15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명예선대위원장이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서 이재명 후보와 함께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국으로 흩어졌던 이들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이 후보와 합동유세에 나선다. 이 후보는 앞서 이날 0시를 기해 부산에서 첫 유세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로 올라오는 경부선 상행선 유세 일정에 돌입했다. 이 후보 역시 윤 후보의 무속 논란을 재언급하는 한편 정치검찰에 의해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진영 결집과 중도층 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