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20년 공들인 영업장이 2년 만에 무너졌다. 법을 지키기 힘들어 24시간 영업을 강행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3년차에 접어들면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손실보상100%'를 외치고 나섰다. 이들은 지금보다 손실보상 규모가 더 크지 않을 경우, 정부의 방역지침에 저항해 24시간 영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정부와 지자체의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삭발식에서 한 자영업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코로나피해자영업총연합(코자총)은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집회를 열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을 촉구했다.
이날 코자총은 △영업시간 제한조치 철폐 △매출액 10억원 이상 자영업자 손실보상대상 포함 △손실보상 소급적용 및 100% 보상 실현 △서울·지자체 별도 지원 방안 마련 △코로나19 발생 이후 개업한 모든 업소 손실보상금 추가 적용 등을 요구했다.
대회사에 나선 오호석 코자총 공동대표는 "3개월 손실보상금으로 1조원 밖에 주지 않고, 여기서 폭을 더 넓혀 공무원·고소득자에게도 손실보상을 해준다고 한다"며 "추경 중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협의한 24조원으로 자영업자에게 얼마나 손실보상을 할 수 있겠냐"고 비판했다.
이어 "자영업자 26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법을 지킬 수가 없기 때문에 모두 24시간 영업을 전개하기로 결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은 물가상승, 2년 간 쌓인 각종 빚과 세금 등을 충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양희영 중기업연합회 회원은 "문을 닫으라면 닫고, 기다리라면 기다렸다"며 "결국 주어진 건 명도 소송장, 각종 독촉장, 체납 고지서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년 넘게 부대찌개집을 운영했지만 파산 위기라는 김성군 한국외식업중앙회 의정부 지부장은 "임대료와 세금이 누적됐는데 물가상승까지 겹쳤다"며 "장사도 안 되는데 가격도 올릴 수가 없으니 남은 건 파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자총이 15일 서울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집회를 열고 자영업자 손실보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지자체의 실수로 손실보상을 못 받았지만, 지자체와 정부가 서로 잘못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일반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작년에 확인보상을 신청하기 위해 지자체에 서류를 접수했지만 누락되면서 이번에 500만원 손실보상금을 못 받았다"라며 "국민신문고에 문의를 했지만 국가에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라고 답하면서 서로 떠넘겼다"고 비판했다.
방역지침에 따라 이날 집회는 경찰의 통제하에 299명으로 참가 인원이 제한됐으며, 집회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인원들은 펜스 밖에서 집회를 지켜봤다. 집회는 약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삭발한 머리카락 전달을 위해 청와대까지 거리 행진으로 마무리됐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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