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지난해 부진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든
엔씨소프트(036570)가 변화에 나선다. 리니지 IP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 치중됐던 게임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한 해에 여러개의 게임을 출시하는 다작 기조를 채택했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도 이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5일 열린 2021년 4분기 실절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파이프라인을 촘촘히 가져가려 한다"며 "많은 작품의 론칭 모드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간 엔씨는 길면 3~4년까지도 신작 출시 공백이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게임 출시 간격을 상당히 짧게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홍 CFO는 "실적발표 이후 오는 3월부터 개발하고 있는 신작들을 시장에 선보이겠다"며 "이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촘촘하게 하려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초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의식한 듯 엔씨는 이용자와의 소통 강화도 약속했다. 홍 CFO는 "과거에는 신작 개발을 공개 안하다가 론칭 직전에 신작 정보를 일방적인 홍보 방식으로 전달했다"며 "이제부터는 개발 과정에 고객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오픈된 고객 소통과 오픈된 R&D를 추구한다"며 "이용자의 비판을 R&D와 게임 완성 과정을 반영하려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전경. 사진/엔씨소프트
지난해에 이어 국내에 편중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이어간다. 홍 CFO는 "그간 엔씨는 국내 시장에서 최고의 입지를 구축해왔고 여러가지 성공 프로세스를 보였다"면서도 "국내 시장만으로는 회사의 가치를 지속 제고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에서 잠재력을 확인하고 글로벌 게임회사로 도약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시장으로 향하는 첫 발은 리니지W와 TL이 끊는다. 올 3분기 초에는 리니지W의 2권역(미국·유럽 등) 출시를 계획 중이고 4분기에는 콘솔·PC 타이틀 'TL'을 글로벌에 선보인다. 리니지W의 경우 2권역 출시에 맞춰 대체불가능한토큰(NFT) 도입도 예정하고 있다.
뒤를 이어서는 지난 14일 공개된 티징 영상 속 게임들이 배턴을 이어받는다. 프로젝트E, 프로젝트R, 프로젝트M, BBS 등이 주인공이다. 특히 이 게임들은 엔씨가 전통적 강점을 보였던 MMORPG 이외에 인터랙티브 무비, 액션 배틀 로열, 수집형 RPG 등으로 장르가 확대됐다는 특징이 있다.
홍 CFO는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포지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장르의 신작을 출시하고 성공시켜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장르와 플랫폼의 다양화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2조3088억원, 영업이익이 375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리니지W가 선방하며 매출 감소폭은 줄였지만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가 대폭 증가한 탓에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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