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 공포 등 다중 악재로 2700선이 붕괴됐던 코스피 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가 다소 완화되면서 국내 증시는 모처럼 상승 폭을 늘렸지만, 전문가들은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 된 것은 아니라며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53.14포인트(1.99%) 오른 2729.68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닷새 만에 오름세로 전환하며 전장 대비 38.23포인트(4.55%) 상승한 878.15를 나타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완화되자 얼어붙었던 투자 심리가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됐던 군부대 일부의 복귀가 시작됐다고 밝히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됐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낸 성명에서 임무를 완수한 남부군관구와 서부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훈련을 마치고 열차와 차량을 장비에 싣기 시작했다며 원래 주둔 부대로 복귀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촉즉발의 위기를 넘겼다는 관측에 글로벌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22%), S&P500지수(1.58%), 나스닥지수(2.53%)는 모두 반등했다. 유럽 증시에서 유로스톡스50지수는 전장 대비 1.95% 상승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부 완화됐지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와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일촉즉발의 상태는 넘긴 듯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며 "우크라이나 불안이 완화됐어도 인플레이션, 통화 긴축, 경기둔화의 우려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코스피 2500~2600을 하단으로 보고 있다. 연준의 긴축 움직임이 여전한 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정 부분 심리적으로 영향을 줬지만 최근 급락 과정에서의 핵심 이슈는 아니다"라며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은 커지는 상황에서 경기 지표들, 특히 지난 주말에 소비자 심리 지수가 쇼크를 기록했는데 2011년 10월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런 변수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적 반등은 있다고 하더라도 추세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3월 FOMC 전까지는 하방 압력이 계속될 수 있고 2600선 이탈 가능성까지 열어놔야 한다"고 했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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