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월부터 비브릭으로 건물 매매…임대수익·시세차익 가능"
박효진 세종텔레콤 부사장 인터뷰
기간통신사에서 블록체인 사업자로…부동산 분산투자 서비스 '비브릭'이 첫 시도
부산 블록체인 특구서 진행…3월 청약 시작 예정
2022-02-22 06:00:00 2022-02-22 06:0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공정한 경쟁을 중요 가치로 여기고 있습니다. 한우를 키워 수익을 배당해주는 플랫폼이나 미술품을 거래해 수익을 챙기는 플랫폼 등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투자에 나서는 것도 공정하게 이익을 분배하는 프로토콜 경제에 기반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시대적 흐름에 맞춰 다양한 자산을 프로토콜 생태계로 조성하려 합니다. 우선 가장 안정적 자산으로 꼽히는 부동산을 첫 시작으로 선택했습니다."
 
박효진 세종텔레콤 부사장은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분산투자 서비스 비브릭(BBRIC)의 출발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세종텔레콤(036630)은 30년간 기간 통신사로서 유무선 통신 사업을 영위하던 사업자였지만, 2019년 블록체인 기반 경영을 선언했다. 데이터에 대한 위·변조가 어렵고, 모든 거래내역을 실시간으로 참여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프로토콜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박 부사장은 "비브릭은 프로토콜 생태계 구축을 위한 세종텔레콤의 첫 단추가 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박효진 세종텔레콤 부사장. (사진=세종텔레콤)
 
비브릭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한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에서 시행되는 부동산 공모 펀드 서비스다. 주관사인 세종텔레콤은 전체적인 프로젝트 추진을 담당한다. 컨소시엄 멤버인 비브릭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과 블록체인 기술 자문을, 이지스자산운용과 디에스네트웍스는 투자 대상이 되는 상업용 부동산 상품 검증과 펀드 조성을 맡고 있다. 비브릭이 빌딩 수익권을 '브릭' 단위로 쪼개 소액으로 부동산에 간접 투자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듯 누구나 소액으로 쉽고 간편하게, 자산운용사가 엄선해 운용하는 부동산 상품에 투자해 본인이 소유한 수익증권 비율만큼 임대료 등을 분배 받는 것을 수익구조로 삼고 있다. 
 
박 부사장은 새로운 개념의 투자이지만, 투명성·공정성·보안이 담보되는 투자처라고 자신했다. 기존 금융권에서는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수익증권을 발행한 반면, 비브릭에서는 한국예탁결제원의 수익증권과 비브릭의 플랫폼 내에서 디지털증서의 매핑으로 병행 운영해 증권형토큰(STO) 공개 구현 가능성을 실증하고, 투명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로 수익증권을 잘게 쪼갠 뒤 이를 한국예탁결제원과 분산원장에 동시에 기록하는 방식을 채택해 블록체인 기술로 투자자 보호와 거래의 투명성을 담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분산원장 기술을 통해 거래의 투명성과 철저한 예치금 관리로 혁신 금융 서비스와 투자자 보호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세종텔레콤은 다음달 비브릭을 통해 첫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부사장은 "현재 첫 번째 투자 건물을 확정 짓고, 금융감독원의 심사를 대기 중"이라며 "일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3월부터는 청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비브릭은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 특구에서 개발된 서비스인 만큼, 부산 지역 내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 부산에서 진행되는 시범사업이지만, 누구나 앱을 통해 전국 어디에서나 참여할 수 있다. 최소 투자 단위는 10브릭인 1만원부터이며 일반 투자자는 최대 2000만원, 소득적격투자자는 최대 4000만원까지 투자가 허용된다. 박 부사장은 "자산운용사가 건물을 운영해 벌어들인 수익을 투자자가 가진 수익증권에 따라 분기별로 배당하는 것은 물론, 건물 매각 시 시세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면서 "한국은 부의 집중이 심한 편인데,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의 일반화를 통해 부의 분배 채널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모델이 비브릭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세종텔레콤)
 
박 부사장은 비브릭 사업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규제개선의 필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비브릭은 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지역특구법)에 따라 개발된 서비스로, 현재 투자 대상은 부산에 위치한 상업용 건물로 한정됐다. 2년 후 임시허가를 부여받을 경우 지역에 상관없이 사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이를 위해서는 STO의 법제화가 수반돼야 한다. 박 부사장은 "STO가 정식 거래소로 인정받는 법안이 조속히 마련되길 희망한다"면서 "대선후보들이 블록체인 법제화를 공약으로 내놓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세계적으로 부동산과 같이 실물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STO 서비스가 블록체인의 가교로 주목받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미국의 경우 STO와 관련된 제도가 이미 상당부분 완비된 상황이고, 일본과 유럽에서도 STO 제도화가 빠르게 이루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 부사장은 비브릭이 부동산 분산투자를 위한 플랫폼을 뛰어넘어 프로토콜 경제로의 전환을 당길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사업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는 "현재 프로토콜경제는 제도권으로 편입되지 못한 상황으로 좀 더 많은 사례(use case)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비브릭이 부산 블록체인 특구 내에서 프로토콜 경제의 소프트 랜딩(Soft Landing) 사례를 실증하고, 더 나아가 국가 단위에서 프로토콜 경제의 로드맵과 방향성, 새로운 목표를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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