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게시글 캡처)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재외국민 투표자들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후보 사퇴 기한을 재외국민 투표일 이전으로 제한하는, 이른바 '안철수법'을 제정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일 오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전격 단일화를 선언한 데 대한 반발이다. 안 후보에게 투표한 표심은 무효 처리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청원인은 "유권자들의 진심을 두 후보는 무참히 짓밟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재외국민 투표 종료 이후 후보 사퇴를 제한하는 안철수법 제정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9071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단일화를 하겠다고 나섰다"며 "이미 지난 2월23일부터 28일까지 재외투표소 투표가 완료된 상황인데, 지금 상황대로라면 안 후보에게 표를 던진 이들은 유권자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자동 사표 처리가 되어버린다"고 말했다.
청원인은 "재외투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모두 아시겠지만 재외투표, 쉽지 않다"며 "대사관과 거리가 먼 곳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버스나 기차는 기본이고 몇백만원 들여 비행기까지 타고 투표장 가시는 분들도 많다. 그만큼 투표가 유권자에게 있어서, 우리 민주주의에 있어서 얼마나 큰 가치인지 아니까 그 먼 걸음도 감수하고 내 표를 던지러 기꺼이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권자들의 이런 진심을 두 후보는 무참히 짓밟았다"며 "투표까지 마쳤는데 단일화, 이건 유권자에 대한 모독이자 대한민국 선거판에 대한 우롱"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석열 국민의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청원인은 "이런 선례가 한 번 만들어지고 나면 분명 다음 선거, 다다음 선거, 다다다음 선거에서도 이런 식으로 재외국민 선거 진행 이후 급작스럽게 사퇴하는 경우가 왕왕 생길 텐데 그렇게 되면 재외국민 투표자들이 안심하고 투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내가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던진 표가 투표함에 들어간 이후에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유로 사표가 될 수 있다는 걸 모두가 다 봤는데 재외국민 투표자들의 권리, 제대로 지켜지겠느냐"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그러면서 "재외국민 투표자들의 진정한 투표권 보장을 위해서라도 후보 사퇴 기한을 재외국민 투표자 투표 이전으로 제한하는 '안철수법'을 제정해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전 후보 단일화에 극적으로 합의,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3~28일 115개국 재외국민 등록 유권자 22만6162명 중 16만1878명이 투표에 참여해 총 71.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안 후보에게 행사된 투표는 안 후보의 사퇴로 인해 무효 처리가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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