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윤석열 당선인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살리기'에 방점이 찍고 있지만 향후 또 다시 창궐할 수 있는 괴질 대응력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6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새 괴질 때마다 정부가 국고를 털어 방역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피해 규모가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 선구매 규약 등 법적근거를 미리 만들어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특히 향후 어떤 감염병에도 평이하게 대응 가능한 'K-방역 가이드라인' 새판짜기가 필요하다는 반응이다.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정책공략집을 보면, '코로나19 극복, 회복과 도약'이 공약집 서두에 자리 잡고 있다. 소위 '1번 공약'인 셈이다. 윤석열 당선인의 코로나19 관련 공약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살리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앞서 윤 당선인은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방안과 관련해 "대통령이 된다면 집권 즉시 기존 정부안 400만원(본예산 100만원+추가경정예산 300만원)에 600만원을 더해 최대 1000만원을 지원하겠다"며 "인수위 때부터 준비해 100일 안에 보상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50조원 손실보상 지원을 위한 2차 추경 편성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그동안 코로나19에 대응하며 올해 말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재정상태가 빠르게 악화한 만큼, 관련 재원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부터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의 창궐은 국가 재정상태 악화로 귀결돼 왔다.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보건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방역지침을 시행하고 자영업자들과 소상공인은 방역지침에 따른 영업손실 직격탄을 맞아왔다. 때마다 나라 곳간을 털어 피해보상을 하는 '뫼비우스의 띠' 형태의 악순환 구조는 적잖은 재정부담으로 논란이 돼 왔다.
정권별 감염병 현황을 보면, 지난 2002년 참여정부 당시에는 사스가,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는 신종플루가 엄습한 바 있다. 이후 2015년 박근혜 정부의 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피해 규모는 달랐지만, 어떤 정부에서도 재정우려는 별반 다를게 없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2015년 메르스 즉각대응 태스크포스(TF) 팀장)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염병 대응은 결국 인명·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목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같은 대응에 대한 법적 근거 등 시스템은 하나도 구축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실시한다는 피해보상도 선거를 염두에 둔 공약의 성격이 짙다. 국회의원들이 감염병에 관심을 두고 백신 개발, 선구매 규약 등 법적근거를 이미 만들어 뒀어야 한다"며 "미리 대비 하지 않고 감염병이 닥쳐서 우왕좌왕하는 일이 또 다시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도 "감염병전문가와 경제학자가 함께 논의가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이 경우 복지부의 재택치료, 교육부의 학생 감염 대책 등 수시로 바뀌는 방역지침에서의 불필요한 예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간 정부안들은 전문가의 의견 반영을 못하다보니 과학성·효율성 등에서 엉망진창이었다"며 "공무원 조직에서 함부로 방역관련 정책을 결정해 실행하는 일이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10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국민의힘 정책공략집을 보면, '코로나19 극복, 회복과 도약'이 공약집 서두에 자리 잡고 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한 식당 내 설치된 표지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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