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당장 매출이나 이익의 감소도 문제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고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미래에 수출 손실분들을 어떻게 상쇄해 나갈 수 있느냐가 더 문제입니다.”
러시아에 건설 장비와 부품 등을 수출하는 금유산업의 조희제 대표는 18일 서울 금천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중소기업 분야 비상대응 티에프(TF)’ 2차 회의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술보증기금 주최로 열렸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는 교착상태가 지속되면서 상품 교역, 금융시장, 원자재 가격 등에 대한 영향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수출 중소기업은 대 러시아 수출통제 강화 등으로 대금결제 지연, 물류선박 회항, 신규계약 차질 등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18일 서울 금천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강성천 중기부 차관이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중소기업 분야 비상대응 티에프(TF)’ 2차 회의와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에 따라 국제사회의 수출 통제와 금융 제재가 계속 강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태에 따라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며 “특히 우리 수출 중소기업들은 대금 결제 지연, 물류비용 상승, 신규 계약 체결 등 직접적인 많은 피해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우리 중소기업의 경우 공통적으로 당장 잔금 회수 등 손실 부분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상황”이라며 “특화된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이미 발생한 손실 부분을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정부는 간접적으로 유동성 등을 도와드리는 방식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수출 비중이 100%인 마이크로디지털의 한중수 대표는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당장 애로사항은 3개월 뒤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주문을 받아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라며 “주문을 받았다가 결제 수단이 막혀 달러를 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쪽에서 대비를 좀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피해 중소기업들은 정부가 내세운 피해 지원 외에 △이미 수출한 물품의 미납금 대책 △루블화 환차손 대책 △대체 수출국 모색 △금융 지원조건 완화 등을 요구했다.
이날 비상대응 TF에서 중기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선제적 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기준 대 러시아·우크라이나·벨라루스 수출액 10만달러 이상, 3개국 수출 비중이 30% 이상인 기업 1019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는 응답기업의 75.0%가 피해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된 애로사항(복수응답)은 대금결제 차질(46.0%), 물류애로(29.3%), 수출계약 중단(25.7%)이었다.
또한 대다수 피해기업이 대체 거래선 발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는 물류비 지원 (31.2%), 신규자금 공급(30.1%), 만기연장(23.2%), 정보제공(21.4%) 등을 꼽았다.
중기부는 이러한 실태조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금융지원 방안에 이어 수출마케팅 분야 추가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선박회항과 항구계류 등으로 반송물류비, 지체료, 물품보관료 발생 등의 피해가 발생한 기업에 대해 전용 물류바우처 트랙을 신설하며 기업당 최대 1400만원까지 국비가 지원된다.
대체수출처 발굴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도 신설해 수출바우처 전용 트랙을 신설하고 마케팅·홍보·전시회 참여 등을 패키지로 기업당 3000만원까지 지원한다. 기업별 1:1 무역전문가 매칭 프로그램도 신설하며(100개사), 글로벌쇼핑몰 입점, 해외 수출전시회 참가와 프리-비아이(Pre-BI) 프로그램 등에 가점도 새롭게 부과한다. 대체 수출처 발굴 프로그램 등은 4월 중 공고해 진행할 예정이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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