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국내 5G 사용자가 지난해 말 2000만명을 돌파한 뒤 대중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요금제는 100GB 이상 데이터 제공이나 10~15GB 수준으로 양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이 실제 쓰는 데이터양은 20GB 수준이지만, 이러한 고려 없이 저용량이나 고용량 데이터 요금제에 편중돼 소비자 선택권이 침해받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2월 기준 5G 트래픽은 51만2957TB를 기록했다. 5G 가입자가 2228만2967명인 점을 감안할 때 한달 동안 1인당 평균 23.6GB의 데이터를 사용한 꼴이다. 연평균 가입자당 데이터 사용현황을 살펴봐도 5G 고객은 2019년 26.1GB, 2020년 26.1GB, 2021년 26.2GB로 매달 26GB 수준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요금제는 100GB 이상 요금제에 국한돼 있다.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가 각각 월 5만5000원에 10~12GB를 제공하는 저가 요금제가 있지만, 저용량 요금제로는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이 다음 구간인 110~150GB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즉 2월 5G 평균 데이터인 23.6GB를 포용할 수 있는 요금제가 110~150GB나 무제한 요금제인 탓에 실제 사용량보다 더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통3사가 제공하는 110~150GB 구간 요금제는 6만9000~7만5000원 선이다.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 인근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통3사는 5G 요금제가 고가에 치중됐다는 지적에 지난해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요금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여태껏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경제적 논리로 110~150GB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월정액 6만9000~7만5000원인 점을 들어 10~12GB를 5만5000원에 제공하는 요금제 대비 1GB 당 저렴하다는 논리를 펼치기도 한다. 무엇보다 5G 망 투자를 위해 아직은 고가 요금제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도 토로한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소비자 이용 패턴에 맞게 중간요금제를 도입해 요금제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여연대는 "5G 서비스 이용자들의 수요를 반영해 20~40GB 데이터 사용량의 중저가 요금제를 추가하고 선택지를 다양화해야 한다"며 "고가요금제 중심의 5G 서비스 요금제의 경우 구간별로 순차적으로 인하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연맹도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량을 반영한 20~100GB대의 중저가 요금제 도입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소비자들도 5G 요금제가 다양화되길 희망하고 있다. 소비자연맹이 5G를 이용하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도를 조사한 결과, 5G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은 평균 60.9GB인 반면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량은 평균 31.1GB로 제공량의 절반에 불과했다. 아울러 5G 요금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8.7%에 불과했으며, 69.5%는 '중저가요금제 도입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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