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역자이 더스타' 현장 일대.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업계 선두를 달리는 '자이' 아파트도 싸늘해진 대구 분양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인기 지역 단지들이 잇따라 미달 성적을 내며 대구 분양시장 냉기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5~6일 1순위 청약을 받은 '대구역자이 더스타'의 6개 주택형 중 3개형이 미달됐다. 특별공급을 제외한 374가구 공급에 381명이 청약해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02대 1에 그쳤다.
대구역자이 더스타는 대구시 북구 칠성동2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47층, 3개동, 아파트 424가구와 주거형 오피스텔 81실 등 총 505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다.
단지 바로 앞에 대구도시철도 1호선과 광역철도가 정차하는 대구역이 위치하고, 롯데백화점, 대구오페라하우스, 동성로 상권 등이 주변에 자리한 상급 입지로 평가받는다.
분양가의 경우 전용 84㎡ 기준 5억5040만~5억8200만원으로 책정됐다. 대구역 일대 공인중개사는 "준공 7년이 지난 구축 가격이 5억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며 "대구역 자이더스타가 신축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가 그렇게 비싼 편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주택업계 최상위권 브랜드 중 하나인 GS건설의 '자이'로 지어져 브랜드 경쟁력까지 갖췄으나 수요자들의 관심은 시들해진 것이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구 분양단지 중 그나마 입지가 괜찮고 네임 밸류가 있어 좋은 결과를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약하다"며 "최근 대구 청약 경쟁률이 약해지다 보니 청약통장을 거의 안 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시장 기류가 바뀌며 미분양 증가 조짐이 보였던 곳이다. 비인기 지역은 미분양되거나 고분양가 논란이 있는 곳은 청약 경쟁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런 현상이 대구 중심까지 퍼진 것이다.
'대구의 강남'이라 불리는 수성구에서 분양한 단지도 처참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달 공급된 '시지 라온프라이빗'과 '수성 센트레빌 어반포레'는 2순위에서도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미분양됐다.
지난 몇 년간 막대한 공급이 지속되면서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대구 분양물량은 2020년 3만726가구, 2021년 2만3967가구로, 올해도 2만5305가구 규모의 분양이 계획돼 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늘면서 미분양 물량도 빠르게 쌓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1977가구에서 올해 1월 3678가구, 2월 4561가구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분양여건이 악화되면서 분양가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대구에서 공급된 단지의 분양가는 평당 1700~1800만원 수준인데 반해 시세는 1500만원 정도에서 움직인다"며 "수요자 입장에서는 굳이 신축을 구입하기 보다 기존 주택시장에 머물고 싶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대구 청약 경쟁률을 보면 순위 내 마감한 단지가 없고, 수성구에서도 미분양이 되고 있다"면서 "이런 경우는 시장 자체가 꺾였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며 침체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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