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검찰의 수사권 폐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전국 일선지검장들이 "법안이 성급히 추진된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 공식 반대했다.
지검장들은 1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지검장회의에서 "2021년 1월 형사사법제도 개편 이후 범죄를 발견하고도 제대로 처벌할 수 없고 진실규명과 사건처리 지연으로 국민들께서 혼란과 불편을 겪는 등 문제점들을 절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지검장들은 또 "검찰 수사는 실체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사건 관계인의 억울함을 해소하는 필수 절차"라며 "검찰의 수사 기능을 전면 폐지하게 되면 사건관계인의 진술을 직접 청취할 수 없는 등 사법정의와 인권보장을 책무로 하는 검찰의 존재 의의가 사라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지검장들은 국회를 향해 "국민을 위해 가칭 ‘형사사법제도개선특위’를 구성해, 검찰 수사 기능뿐만 아니라 형사사법제도를 둘러싼 제반 쟁점에 대해 각계 전문가와 국민들의 폭넓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논의를 거쳐 형사사법제도의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해달라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스스로도 겸허한 자세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정부 여당이 검찰의 수사권한을 폐지하고 기소 기능만 부여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추진 중인 것에 대한 대응으로 열렸다. 전국 지검장 18명과 김오수 검찰총장, 박성진 대검 차장, 예세민 기조부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면 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후곤 대전지검장이 11일 오후 전국 지검장회의를 마친 뒤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 참석해 지검장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배한님 기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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