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지난해 전 세계 코로나19가 대유행한 가운데 국내은행들의 해외점포가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인상기와 맞물려 대출자산이 늘면서 이자이익이 크게 늘었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경영현황 및 현지화지표 평가 결과'를 보면 작년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당기순이익은 11억6500만달러(약 1조433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7억1900만달러보다 약 4억4600만달러(62.1%) 증가한 수준이다.
해외점포의 대출자산 증가와 금리 인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해외점포의 대출자산은 1029억달러로 집계됐는데, 전년 대비 110억달러(12%) 증가했다. 대출자산을 포함한 총자산은 1832억2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82억달러(11%) 늘어났다.
대출자산 확대에 금리 인상기까지 맞물리면서 이자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해외점포 이자이익은 30억2500만달러로 전년보다 6억4400만달러(27.1%)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점포가 워낙 많고 국가별로 상황도 다르다 보니 실적 개선의 이유를 하나만 꼽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다만 기본적으로 해외점포의 대출자산이 늘었고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다 보니 전체적인 실적 개선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외점포의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91%로 전년 2.14% 대비 0.22%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여신 등 금융사의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말한다.
신설 점포수도 늘었다. 작년 국내은행 해외점포 수는 204개로 전년보다 7개 증가했다. 다만 신남방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국내 은행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국가는 베트남으로 19개 점포가 진출했다. 이어 미얀마(17개), 중국.인도(16개), 캄보디아.인도네시아(11개) 등 아시아지역 점포가 141개로 전체 69.1%를 차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외점포들이 기본적으로 은행업을 갖고 진출하다 보니 예대마진이 이익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다만 국내와 달리 채무상환능력 평가가 어렵고 대출 영업도 쉽지 않은 환경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노력을 많이 했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내에 국내은행 현금인출기계가 나란히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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