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예방용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이부실드'.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항체치료제 '이부실드'의 변이 대응 능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미 각국 승인을 받은 데다 동물실험으로 예방효과가 확인됐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인체 적용 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예측도 함께 나온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은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이부실드의 변이 대응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유전자 이식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부실드는 백신 미접종자나 면역저하자 등의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항체치료제다. 체내 코로나19 항체 생성으로 감염을 막는 백신과 달리 외부에서 항체를 주사해 6개월간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에 노출되기 전 이부실드 투여 시 예방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이다. 배양세포로 진행한 기존 연구와 달리 오미크론(BA.1) 변이에 대한 이부실드 효능을 평가한 최초의 데이터다.
동물실험 결과 이부실드는 오미크론, 스텔스 오미크론(BA.2)을 포함한 모든 변이 바이러스에 중화 활성을 유지했다. 특히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감염된 쥐에게 이부실드를 투여하자 바이러스 수치가 줄었고, 폐 염증도 국소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S. 다이아몬드 워싱턴대 의학·분자미생물학·면역병리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이부실드가 모든 오미크론 하위 변이에 걸쳐 중증 코로나19의 주요 질병부위인 폐 감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평가가 나온다.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객관적 지표로 볼 수 있고, 이부실드가 해외 각국에서 예방 목적으로 승인받아 쓰이고 있어 신뢰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실험에서 이부실드가 오미크론을 얼마나 중화하는지 확인했을 것"이라며 "이번 실험 결과는 하나의 객관적인 증거"라고 밝혔다.
이어 "이부실드가 우리나라에서 쓰이지 않을 뿐이지 해외 여러나라에서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라며 "충분히 신뢰를 갖고 사용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대 의견도 제시된다. 항체치료제 특성상 변이 바이러스 내성 문제가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에서 중화항체를 만드는 B세포를 분리해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면서도 "문제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면 금세 내성이 생겨 이부실드가 오미크론이나 스텔스 오미크론을 충분히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변이 발생으로 내리막길을 걸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사례는 다수 있다. 일례로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이 비어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VIR-7831(GSK4182136)'은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에 효과를 보인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달리 스텔스 오미크론 치료 효과가 떨어져 미국 내 승인 효력 중단 결정을 받았다.
김우주 교수는 또 "쥐에서 나온 결과값이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물실험 결과가 그대로 재현됐다면 정복하지 못할 질병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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