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국내 증시는 이번 미국 기업 실적과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를 앞두고 제한적 등락 속에서 4000선 부근에서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성장 업종 중심의 수급 개선이 예상되지만, 고점 부담과 연말 수급 요인이 맞물리며 변동성도 확대될 전망입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12월8~12일) 코스피는 전주(4100.05)대비 1.6% 상승한 4167.16에 마감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937.34에 마감해 1.4% 올랐습니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업종, 종목별 상이한 움직임이 확인되며 전강후약의 흐름을 보였습니다. FOMC 금리 인하 결정에 제약·바이오 업종은 상승세를 시현했으나 11일 오라클 실적 발표 이후 악화된 투심이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이어졌습니다.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출범하며 주요 구성 업종인 반도체, 모빌리티, 바이오, 이차전지, 로봇 등의 투심은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증권가는 이번주(12월15~19일) 코스피 밴드를 3900~4200선으로 점쳤습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는 미국 기업 실적 발표를 확인하면서 4000포인트 선을 중심으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주요국 통화정책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은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며, 11월 고용보고서·소매판매·소비자물가 등이 순차적으로 공개됩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발언이 다소 비둘기적으로 평가되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당분간 동결 또는 인하 쪽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크다"며 "주요국이 모두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통화정책이 재정과 괴리를 보이기는 쉽지 않으며, 이는 금융시장 내 유동성이 당분간 풍부하게 유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코스피는 고점 부근에 가까워지면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사상 최고가 부근 저항 직면해 적극적 매수세 부재에 단기 약세 가능성이 있다"며 "양호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연말 앞두고 얕아진 수급에 변동성 확대 양상이 나타난다. 개인 비중이 높은 종목 중심 대주주 양도세 회피 목적의 개인 매물 출회 유의해야 한다"고 내다봤습니다.
업종 순환매 장세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하에도, 인공지능(AI) 버블에 대한 우려로 인해 반도체, 전력 기계에서 조정이 이루어지면서 주도 업종 순환매로 인해 제한된 상승세를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의 수요가 견조하여 높은 원·달러 환율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야기할 수 있어 증시에 하방 압력으로 잔존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문가는 저평가 업종에 주목할 것을 권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와 코스피는 12월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소화하고,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을 높여갈 전망"이라며 "11월 이후 조정으로 실적 성장성 대비 가격 부담이 낮아진 반도체, 이차전지·소재, 방산·조선, 원자력, 지주 등 주도주와 저평가 업종인 자동차, 인터넷, 바이오 업종을 제안한다"고 했습니다.
지난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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