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권성동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정협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이 28일 첫 당정 협의를 열고 “국민의 소중한 지지를 유능한 국정과 민생 회복으로 갚아드려야 될 때가 다가오고 있다”며 “국민의 삶과 민생현안부터 챙겨 나가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측은 검찰 수사권·기소권 완전 분리, 이른바 '검수완박' 국민투표에 대해서 “아직 윤 당선인께 보고 안했다”며 말을 아꼈지만 “윤 당선인이 취임한 뒤 (국민투표를)행사할 의향이 있으면 당은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지난 27일 검찰개혁안이 본회의에 상정된 뒤 국민의힘이 대응책으로 마련한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민주당의 회기쪼개기로 무력화되자 ‘국민투표’라는 또 다른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인수위와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정 협의를 갖고 국정비전을 바탕으로 한 ‘6대 국정목표-110개 국정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당정 협의에서 논의된 국정과제는 5월3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주재의 인수위 전체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결과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국민에게 직접 보고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기본 부문인 정치·행정, 경제, 사회, 외교·안보 4대부문에 미래·지방시대 등 2개 부문을 더해 6대 국정목표로 확정했다. 미래 부문에는 과학기술·창의교육·탄소중립·청년 이슈가 담겼고, 지방시대 부문에는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위한 지역불균형 해소 의지를 강조했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과 허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당정협의 후 브리핑을 통해 "당은 인수위에 국정과제에 국민의 민생 현안부터 챙겨주길 강력히 요청했고, 인수위는 이같이 반영키로 했다"며 △민생현안 △추가경정예산 △지역균형발전 시대 등 세 분야에서의 협의 사항을 발표했다.
인수위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위한 온전한 손실보상' 등을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안을 준비하고, 주택공급을 비롯해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1기 신도시 특별법'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추경안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금리와 물가 등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게 당정의 방향이다.
안 위원장 역시 당정 협의 이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이번 정부가 첫 100일, 1년간 어떻게 운영되는 것이 국민들께 실질적 도움 드릴 수 있을지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검수완박' 처리와 관련해선 “(회의 당시)국회 현안에 대해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민의힘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제기했던 검찰개혁안에 대한 국민투표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방법을 찾는다는 입장이다. 특히 국민투표에 대해 입법 보완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투표는 투표 명부에 관한 조항이 위헌인 상태에서 법 개정 없이는 불가하다. 국민투표법 제14조 제1항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재외국민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2015년까지 해당 조항을 수정하라고 요구했지만 국회가 보완 입법을 하지 않으면서 국민투표법은 2016년부터 효력이 상실된 상태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당정협의 브리핑이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국민투표에 대한 당의 판단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아침에 당 대표가 재외국민에 투표권을 주는 식으로 개정안을 내야된다고 하지 않았나. 그걸 본다면 '충분히 그런 용의가 있다'로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이어 "헌법 불합치 나온 법률을 국회가 취지에 맞게 보완입법 하는 게 책무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에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후 국민투표법 개정안 발의와 관련해 "당연히 조속한 정비에 나서야한다”며 입법보완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그는 “인수위 측과 소통해 당에서 지원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국민투표에 있어 재외국민에 대한 부분은 즉각 개정에 나서야한다. 여당으로서 적극 지원해야할 것”이라며 당정이 함께 검수완박 저지의 길을 가고 있음을 암시했다.
장제원 비서실장 역시 당정협의가 종료된 뒤 기자들에게 “국민투표법 개정안이 이미 제출된 걸로 알고 있다”며 "그 부분은 헌법 불합치 부분이고 하니 그 부분은 당연히 헌법에 합치되도록 개정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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