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시민들과 지지자들의 응원 속에 마지막 퇴근길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퇴근을 하고 나니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정말 홀가분하다"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주니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 마련된 연단에 서서 퇴임을 환송 나온 지지자들을 향해 "오늘 저는 업무가 끝나는 6시에 정시 퇴근을 했다. 대통령으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동시에 마지막 퇴근이 됐다"며 "하루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아니라 5년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연단에 오르면서 수많은 시민들이 자신을 환송하러 나온 것에 감동하며 "여러분, 다시 출마할까요"라고 농담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들 덕분에 무사히 임기를 마칠 수 있었다. 또 여러분들 덕분에 임기 중에 여러 차례 위기들이 있었지만 잘 극복할 수 있었고, 위기 속에서 오히려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었다"며 "마침내 우리는 선진국이 됐고, 선도국가 반열에 올라섰다. 전적으로 우리 국민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어려움을 함께해 주신, 위기를 함께 넘을 수 있도록 해주신 우리 국민들께 진심으로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오늘로서 청와대 대통령 시대가 끝난다"며 "특히 효자동, 청운동, 신교동, 부암동, 북촌, 삼청동 인근 지역의 주민들께 특별히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인근 지역민들에게 "교통 통제 때문에 또 집회 시위 소음 때문에 불편이 많으셨을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을 대표해서 특별히 인근 지역 주민들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지지자들을 향해 "여러분 (제가)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물었다. 시민들과 지지자들로부터 "네"라는 대답을 듣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본관 앞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퇴근길에는 수많은 시민들과 지지자들이 오후 6시 전부터 모여 문 대통령의 등장을 기다렸다. 문 대통령 내외가 정문 뒤에서 청와대 직원들과 인사를 하는 모습이 보이자 이들의 환호 소리는 점차 커져다. 일부 시민들은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문 대통령을 맞이했고, "사랑해요 문재인, 사랑해요 문재인"을 외치는 시민들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오후 6시가 되자 정문을 열고 도보로 걸어 나와 지지자들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인사를 나눴다. 환송행사가 열리는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걸어가는 동안 수많은 이들이 문 대통령을 따라 걸으며 배웅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윤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 편을 통해 경남 양산시 사저로 내려간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민주당 의원들과 참모진이 함께 한다. 오후 3시쯤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평산마을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사저로 들어가기 전 마을회관 앞에서 지역주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임기를 마친 소회도 밝힐 예정이다. 20대 대통령 취임 만찬에는 불참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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