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6·1 지방선거 경기지사 후보인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왼쪽부터), 황순식 정의당 후보, 김동연 민주당 후보, 강용석 무소석 후보가 '경기지사 후보 초정 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6·1 지방선거가 보름여 앞으로 다가왔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대리전'으로 불리고, 강원도지사 선거는 김진태 대 이광재 '인물 대결'이 한창이다. 주목도가 남다르지만 상대적으로 정책 대결은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 2라운드를 책임질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과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경기도 최대 현안인 교통과 부동산 문제에 집중했다. 김은혜 후보는 대표발의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을 내세우며 1기 신도시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공약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오세훈 서울시장-김은혜 경기도지사'로 이어지는 환상의 원팀이 1기 신도시를 살린다"며 집권여당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김동연 후보는 '1·3·5 부동산 공약'(1기 신도시 특별법 통과를 통한 건축 규제 해소, 준공 30년 이상 노후 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면제, 반값(50%) 시세 기본주택 공급 계획)을 약속하며 맞불을 놨다.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에 대해서는 A·B·C 노선은 조속히 완공하고, D·E·F 노선은 신설한다는데 두 후보가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윤석열정부 국정과제에서 GTX D·E·F 노선이 '신설'이 아닌 '신규 노선 확대 방안 검토'라고 표기된 것을 놓고 두 후보는 설전을 벌였다. 김동연 후보는 "공약 파기"라고 비난했고 김은혜 후보 측은 "GTX A·B·C 노선 연장은 국정과제 이행의 일환으로 정상적으로 추진될 예정이고, D·E·F 노선 신설도 지난 5월 초 국토교통부가 나서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임을 공표한 바 있다"고 받아쳤다.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리전'이라는 말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공방도 계속됐다. 지난 12일 열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에서 김은혜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일머리가 없다고 SNS에 올리고 이제는 다시(일머리가)있다고 한다, 기본소득에 대해선 포퓰리즘이라고 했다가 기본소득을 확대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게 김동연이냐"고 따졌다. 김동연 후보는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당선자 바짓가랑이 붙잡아서 하겠다는 천수답, 비가 와야 농사지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논들이겠죠. 이런 도정을 펴는 것들이 큰 문제"라며 집권여당 후보만 내세우는 김은혜 후보를 지적했다. 그러자 김은혜 후보는 "이런 것이 '윤심'이라고 한다면 100번이라고 더 끌어오려고 한다"고 맞받았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통합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광재 강원도지사 후보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강원도지사 선거는 마지막 남은 친노 적자 이광재 민주당 후보와 진보 저격수를 자임하는 김진태 국민의힘 후보가 맞대결을 펼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 의원이 12년 만에 다시 강원도정을 접수할 것인지, 김 후보가 민주당 집권 사슬을 끊고 강원을 탈환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강원도지사는 이광재 후보 뒤를 이어 2011년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소속 최문순 현 지사가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했다. 다만 지난 3월 대선 득표율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12.46%포인트 앞서 승패를 쉽게 예상하기 어렵게 됐다.
두 후보는 대표 공약으로 지역 발전을 위한 국내 10대 기업 유치를 약속했다. 이 후보는 원주와 횡성 일대에 현대자동차 핵심기술 부서 유치를 공약했고, 김 후보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원주에 유치하겠다고 했다.
강원도청 이전 문제에 대해선 두 후보자 모두 춘천 내 이동에는 의견을 같이 하지만, 세부 지역을 놓고 대립 중이다. 이 후보는 "춘천시장인 육동한 시장을 믿는다"며 앞서 지난 1월 강원도가 청사 신축 이전 부지로 캠프페이지를 확정한 데 동의했다. 반면 김 후보는 캠프페이지로의 도청 이전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캠프페이지 부지에는 시민 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며 “도청사 이전은 도시 발전을 획기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만큼 심도 높은 논의를 통해 춘천 지역 내 최적의 도청 이전 부지를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강원도를 대표하는 여야 주자들이 맞붙은 만큼 인물 대결도 치열하다. 이 후보는 지난 2010년 강원도지사에 당선됐다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지사직을 상실했다. 이를 두고 김 후보자는 경선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저는 군대 갔다 왔고, 전과도 없다"며 병역면제를 받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정치생명이 중단됐던 이 의원을 저격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과거 5·18민주화운동 왜곡 논란 발언이 발목을 잡는다. 김 후보자는 해당 발언이 컷오프 요인으로 작용해 예선전도 치르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가 단식농성 끝에 과거 발언에 대한 사과를 조건으로 구제됐다.
서로를 향한 본격 네거티브전은 선거를 더욱 더 '인물' 대결로 만들고 있다. 국민의힘 도당 도민검증단은 "민주당은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 형이 확정된 정치자금법 위반 전과 3범을 강원도지사 선거 후보자로 공천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 도당은 "국민의힘은 선거 때마다 과거를 들추고 있다"며 "성과에 자신이 없는, 그동안 실력으로 보여 준 게 없는 이들이 하는 전형적인 네거티브 선거 캠페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154만 강원도민을 위한 미래 비전이 있다면 정책선거로 당당히 경쟁하라"고 응수했다.
지난 6일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중앙선대위발대식 및 광역단체장 공천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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