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OCA도 통신망" vs. SKB "넷플릭스는 CP"
18일 망이용대가 항소심 2차변론 열려
넷플릭스, 빌앤킵 주장 위해 동등 지위 강조…SKB, 무리한 이론이라 반박
3차변론은 6월15일…재판부, 무정산 합의에 집중 예정
2022-05-18 20:56:03 2022-05-18 20:56:13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망이용대가 지불 여부를 두고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법정공방을 이어갔다. 2심 2차 변론에서 넷플릭스의 통신시장지위가 쟁점으로 부각됐다. 넷플릭스는 자체 개발한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기반 캐시서버인 오픈커넥트어플라이언스(OCA)로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와 피어링(인터넷 서비스 제공자 간 네트워크를 연결하고 트래픽을 교환하는 것) 방식으로 직접 연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관행상 상호무정산(빌앤킵)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는 기간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콘텐츠제공사업자(CP)로 빌앤킵은 성립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는 18일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을 진행했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양측은 이날 각각 약 30분간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통해 변론을 진행했다.  
 
1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에서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 간 항소심 2차변론이 열렸다. (사진=뉴스토마토)
 
넷플릭스 변호인은 "넷플릭스는 오픈커넥트를 통해 이미 전세계적으로 연결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송신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를 거치지 않고 SK브로드밴드의 네트워크와 피어링 방식으로 직접 연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ISP에 망이용대가를 지불하는 국내 CP와는 성격이 엄연히 다르다"면서 "세계 통신시장의 거래 관행상 하위 계위 통신사가 상위 계위통신사에 상호접속료를 지불하고, 같은 계위간에는 지불하지 않는 빌앤킵이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넷플릭스는 국제 비영리 기관 패킷 클리어링 하우스가 지난해 192개국 1500만개 피어링을 대상으로 진행한 시장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무정산 피어링 관행이 전세계적으로 확립돼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피어링의 99.9996%가 무정산이고, 나머지 0.0004%만이 망 이용량에 따라 사용료를 지불하는 페이드 피어링 정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는 기간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엄연히 CP로 지위를 가지고 있다"면서 "OCA가 ISP 역할을 한다는 무리한 이론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CP인 넷플릭스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역할까지 스스로 한다고 주장하는 건 빌앤킵 원칙을 적용하려는 무리한 시도라고 생각된다"고도 했다. SK브로드밴드 변호인은 통신시장지위는 국내 전기통신사업법 지위를 우선으로 해야한다고도 언급했다. 전기통신사업법은 기간통신사를 음성·데이터·영상 등을 그 내용이나 형태의 변경 없이 송신 또는 수신하게 하는 전기통신역무를 수행하는 사업자로 규정한다. 아울러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OCA에 대해 서버 관리 안정성 등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있다고도 말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상영 중인 넷플릭스 광고 모습.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는 망의 연결 및 그동안 진행된 교섭에 대해서도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양사는 2018년 5월 일본 도쿄에서 OCA에 SK브로드밴드망을 직접 연결했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 요청으로 2016년 미국 시애틀에서 연결한 OCA와 SK브로드밴드망을 도쿄로 변경했다"면서 "이때도 SK브로드밴드는 비용 정산을 언급하지 않았고,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대가를 지급받아야 연결한다'는 의사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면, 대가 지급이 없는 무정산 방식의 오픈커넥트 연결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폭증하는 데이터트래픽에 대응해 최종 이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면서 "망이용대가 지급 여부에 대해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추후 협의 사항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을 6월15일로 잡았다. 이날 무정산 합의에 대한 의견이 다뤄질 예정이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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