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의 끝이 보이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도 혼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의 외부 활동을 대체했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온라인 광고 매출에 의존해 성장한 기업들은 정체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은 여전히 분위기가 좋다. 코로나19가 끝나도 산업계의 디지털 포메이션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메타(옛 페이스북)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27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메타가 증시에 상장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성장률이 한 자릿수 대로 떨어진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간 순익은 74억6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다. 주당 순익도 작년 1분기 3.30달러에서 2.72달러로 후퇴했다. 다만 시장 기대치(주당 2.56달러)가 훨씬 낮았던 탓에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메타의 주가는 18% 급등했다.
메타는 앞으로의 경영 상황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메타가 제시한 2분기 매출 전망치는 280억~300억달러로 월가 예상치(306억달러)를 하회했다. 메타 측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지속되면서 1분기와 같은 성장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타가 27일(현지시간) 2022년 1분기 경영 실적을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곳은 메타뿐만이 아니다. 메타보다 앞서 경영 성적표를 받아든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넷플릭스의 분위기는 더 나빴다.
26일 공개된 알파벳의 1분기 매출은 68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에 그쳤다. 작년 1분기 34%에서 크게 둔화된 것으로 월가 전망치에도 못 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급증했던 디지털 광고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넷플릭스 역시 78억7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더욱이 이 기간 넷플릭스의 신규 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20만명이 감소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 충격은 더 컸다.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현상이 늘어나고 스트리밍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된 것 등을 신규 회원 유치의 걸림돌로 지목했다.
하지만 빅테크의 실적이 모두 다 악화일로인 것은 아니었다.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용 협업 소프트웨어 등을 중심으로 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494억달러, 순익은 8% 늘어난 167억달러로 모두 월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수요가 지속되면서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던 알파벳도 클라우드 매출은 58억2000만달러로 예상치 57억6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마존도 긍정적인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전자상거래 부문의 부진을 아마존웹서비스(WAS)가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다. 아마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1위 사업자다. 아마존은 28일 장 마감 후 발표될 예정이다. 월가에서는 아마존의 매출이 1164억6000만달러, 주당 순익이 8.37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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