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만 나라적자 50조 늘었는데…부자감세·서민증세 우려
국가채무 982조…작년 결산대비 42조8000억 증가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 109조·국가채무 1067조 전망
법인세·종부세 등 부자감세 할 경우 세수 줄어
윤 정부 공약, 200조 소요·재정준칙 도입 '딜레마'
"근로소득세·개소세 등 서민증세 시도 우려 커"
2022-05-19 17:03:10 2022-05-19 17:03:10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올해 1분기에만 나라적자가 50조로 늘어나는 등 1000조원에 육박하는 나랏빚을 놓고 ‘부자감세’ 비판은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법인세·보유세 등의 대책 없는 부자감세 불똥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각종 서민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19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1분기 국가채무는 98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산 대비 42조8000억원 증가했다. 올해 연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8조8000억원, 국가채무는 1067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는 33조1000억원 적자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4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의 공약 사항인 법인세·종부세 등을 감세 정책이 더해질 경우 향후 세수 전망은 더욱 어둡다. 기재부가 하반기에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는 법인세 인하 내용을 포함한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법인세 최고세율이 문재인 대통령 이전 시절로 되돌아 갈 경우 문 정부 초기 최고세율 인상 때 증가했던 법인세수의 연간 2조3000억원 이상은 덜 걷히게 된다.
 
종부세도 2020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자료를 보면, 주택분 종부세 수입은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2020년 1조5000억원(결정세액 기준)에서 지난해 5조7000억원(고지세액 기준)으로 올랐다. 이를 되돌릴 경우 4조원 가량의 세수 감소가 일어날 수 있다.
 
상속세, 증여세 완화, 양도소득세 감면 등 부자 감세가 줄줄이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 세수 감소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더욱이 윤석열 정부의 공약 이행에 들어갈 재정 소요도 만만치 않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해 총 209조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한 바 있다. 윤 정부 5년으로 단순 계산하면 당장 내년부터 연평균 40조원 이상의 재정 수요를 더 감당해야 한다.
 
정부는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13일 '2023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을 위한 추가 지침'을 통해 "모든 재량지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최소 10%를 의무적으로 구조조정하라"며 전 부처에 요구한 상태다.
 
그러면서 한켠으로는 재정건전성을 위한 재정준칙 법제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 국민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정준칙은 재정 건전성 지표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규범이다. 전 세계 90여 개국이 재정준칙을 두고 있으나 한국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현재 추진 중인 재정준칙의 주요 내용은 2020년 10월 정부가 2025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통합재정수지비율을 -3% 이내로 관리하고 이를 넘길 경우 건전화 대책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는 것이다.
 
결국 법인세·재산세 등의 감세와 공약이행 예산확보, 재정준칙 도입을 위해서는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때문에 담배·주류 등에 대한 세금이 포함된 개별소비세, 노동자들의 근로소득에 세금을 매기는 근로소득세 범위·비율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부자감세, 서민증세 사례는 박근혜 정부 시절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집권 기간인 지난 2015년 평균 근로소득 결정세액은 160만원(60%)으로 2008년 100만원에서 높아졌다. 반면 근로소득자들의 연평균 급여는 3260만원으로 2008년(2530만원) 대비 730만원(28.9%) 상승에 그쳤다.
 
담뱃값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대폭 인상한 영향 등으로 개별소비세 세수의 경우 2013년 대비 62% 늘면서 내국세 증가율은 24%를 뛰어넘었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 교수는 "지출구조조정이라는 것도 대기업에게 감세해주면서 연구개발 세액공제 등을 줄이면 효과가 없으니 결국 서민증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근로소득세의 경우 과세점에 미달되는 사람들의 비중이 38% 정도 수준인데 이들에게서 연간 5만원, 10만원이라 더 걷으려고 할 것이다. 총선이 예정돼 있는 2024년 이후에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19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재정동향 5월호를 보면 1분기 국가채무는 981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결산 대비 42조8000억원 증가했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