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를 시행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이 늘면서 매수심리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8로 지난주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지난주에도 91.1에서 91.0으로 소폭 떨어져 2주째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권역별로 보면 대부분 지역들이 하락하거나 제자리에 머물렀다. 중·용산구 등이 있는 도심권(91.1)과 마포·서대문·은평구의 서북권(86.7)은 지난주 수준을 유지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동북권(86.1)과 양천·동작·구로·금천·강서구 등 서남권(92.4)은 떨어졌다.
반면 강남은 나홀로 상승했다. 서초·강남·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은 지난주 96.9에서 이번주 97.5로 올랐다.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강남권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 100을 밑돌면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새 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매수심리는 점차 상승했지만 다주택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로 시장에 매물이 늘면서 '팔자'가 더 많아진 것이다.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는 임기 첫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1년간 면제했다. 다주택자에 최대 75%까지 적용되는 양도세율을 45%로 낮춰 집을 팔 수 있도록 숨통을 트여줬다.
그러자 시장에 매물이 늘어났다. 아파트실거래가(아실) 통계를 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6만353건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 시행 전인 지난 9일(5만5509건)과 비교하면 10여일 만에 8.7%(4844건)가 증가했다.
특히 매매수급지수가 주춤한 권역에 속하는 중구(12.6%), 강서구(12.3%), 금천구(12.1%), 관악구(11.7%) 등에서 매물 증가폭이 높았다.
단기간 시장에 매물이 늘고, 금리인상 등 금융 여건이 매수세 약화를 불러오는 상황이지만 아직 집값 하락은 어렵다는 전망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강남 외 다른 지역에서 이자 부담 등으로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지만 큰 폭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구축 아파트값은 떨어져도 입주물량 감소로 인한 신축 아파트값 상승을 고려한다면 집값은 물가상승률 또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은 정체 현상을 빚거나 수요자들이 향후 시장 추이를 더 지켜보겠다는 관망세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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