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 2위인 미국에 약 13조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1위인 중국 시장 투자에는 미지근하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전략과 '바이 아메리칸' 정책이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미국에대한 투자가 시작됐지만, 중국에서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배치 등의 여파로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변수가 여전히 존재한다.
기아 미국 조지아 공장(사진=기아)
26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2030년 미국서 판매되는 신차 50%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대체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은 자국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확대 압박은 상당하다.
지금까지 미국산 자동차로 인정 받는 기준은 미국서 부품을 55% 이상 조달,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 정부는 오는 10월부터 자국산 부품 기준을 60%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2029년까지 75%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미 정부가 자국 내 친환경차 시장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앞다퉈 미국 내 생산설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일정에 맞춰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총 105억달러, 한화로 약 13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 방한 전부터 예고됐던 미 조지아 전기차 공장 건설에 55억달러, 약 7조원을 투입하고, 로보틱스나 UAM(도심항공모빌리티) 및 인공지능 등의 미국 내 개발에 50억달러를 투자한다.
중국상해 CES 2018에 참석한 현대차 (사진=현대차)
반면 막대한 내수 시장과 국가적 지원을 바탕으로 전 세계 1위에 달하는 중국에는 투자는 미지근하다. 그만큼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중국승용차연석회 집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의 합작사 베이징현대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38만5000대를 판매했다. 전년도 50만2000대와 비교해 23% 떨어졌으며 2016년 114만대와 비교해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했다.
현대차는 2016년 사드 배치가 이뤄진 이후 반한감정이 격화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일명 '사드보복 사태'로 현대차의 판매량이 급감했다.
중국 시장이 친환경차 시장 1위임에도 투자가 미지근한 이유는 사드 배치와 같은 한·중 관계 악화에 따른 변수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미 관계가 돈독해지는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문제가 다시금 발생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중국이 친환경차 시장 1위인 만큼 포기하지는 않고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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