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6·1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서울시장 후보들이 '투표' 독려에 나섰다. 서로의 시정과 공약에 대해서는 날 선 비판을 주고 받는 등 끝까지 견제에 나선 모습이다.
이날 경합 지역으로 분류되는 성동구 유세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지지율과 득표는 다르다"라며 "작년 투표까지만 하더라도 부정선거가 걱정돼서 사전투표 안하고, 본 투표하는 날을 기다렸었지만 이제 첫날부터 기선 제압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첫날부터 투표율을 높여서 25%가 넘었으면 참 좋겠다"며 "지방선거는 투표율이 참 낮은데 첫날부터 열심히 투표에 참여해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논평을 통해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서울 민생 현장의 바닥 민심이 송영길로 모이고 있다"며 "불과 0.73% 차이로 승리한 윤석열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 운영에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독단과 아집의 오세훈 서울시정을 바로잡을 선택의 첫 시작"이라며 "사전투표를 통해 송영길의 시간을 시작해달라"고 덧붙였다.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두 후보는 오전에 일찍 투표를 완료할 예정이다. 오 후보는 오전 8시50분 광진구 자양3동 주민센터에서, 송 후보는 오전 9시30분에 용산구 이촌 제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에 나선다.
이날 각 후보는 새로운 공약을 내놓거나 경쟁 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송 후보는 국회에서 '서울 대개조 3대 프로젝트' 공약을 통해 서울을 뉴욕, 런던, 파리와 경쟁하는 국제도시로 도약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동대문 일대를 세계적인 패션허브로 만들고, SH 임대단지 54개 중 25개 단지 지하를 물류허브로 개조하며, 서울을 기가시티기반 '스마트브레인 서울'로 변모 시킨다는 계획이다.
송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부동산 문제는 더 심각해졌으며 피부로 느끼는 시민들의 삶의 질은 더욱 나빠졌다"며 "창의력 빈곤과 아이디어가 고갈된 4선 시장으로는 당면한 서울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존감을 상실하고 상처 받은 서울시민의 마음을 풀어줄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에 오 후보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서 유세를 하던 중 "서울을 대개조하는 3대 공약을 내놓을 정도가 되는 중요성이라면 여러분 출마한 초기에 내놨어야 한다"며 "내일이 사전 투표일인데 오늘 아침 10시에 발표하는 건 이건 서울 시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송 후보의 공약을 비판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중심으로 패션허브로 만들고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에 대해선 "제가 10년 전부터 해오던 얘기로 제가 설계해서 만들었는데 박원순 전 시장이 싫어해서 부작용도 있었다"라며 "이제 와서 본인이 패션의 중심지를 만들겠다 했는데 역시 서울에 대한 공부는 좀 덜 됐구나 했다"고 말했다.
송 후보가 25개 임대주택 재건축 단지 지하에 물류 단지를 넣겠다고 한 것에 대해선 "다음 임기 중에 착공에 들어가는 것은 하계 5단지 하나 뿐인데 25개 단지를 재건축 하려면 10~20년이 걸린다"며 "임기 중에 되지도 않을 것을 선정을 해서 물류 단지를 집어넣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후 11시부터 서울시장 후보들은 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방송토론에서 나선다. 이 자리에는 권수정 정의당 후보가 합류해 삼자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지난 20일 열린 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는 오 후보와 송 후보가 부동산 정책과 각자의 시장 재임시절 성과 등을 주요 주제로 삼았다면, 이번에는 권 후보의 등판으로 성평등, 장애인, 노동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토론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성동구 성수전략지구 유세에 나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좌)와 금천구 금천구청역 인근에서 아침 인사를 하고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우). (사진=각 캠프)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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