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0일 단체 여행객 중심으로 일본의 빗장이 풀리면서 항공업계가 손님맞이로 분주하다. 여름 성수기 국제선 여행수요 폭발이 예상되면서 여객이 매출의 대부분인 LCC 사이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흑자 전환 희망을 품게 된 LCC의 표정과 비싼 표값에 여행을 주저하는 소비자를 대조해 항공업계에 남은 과제를 살펴봤다.<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항공사들이 해외 노선 확대와 이벤트로 여객 매출 끌어올리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객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일본이 10일자로 단체 관광객에 대한 빗장을 풀었기 때문이다. 화물로 흑자를 내온 대형 항공사(FSC)와 달리 적자에 시달려온저비용 항공사(LCC)들은 할인과 증편으로 해외 여행 수요 확보에 나섰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들은 동남아와 괌, 일본 노선 운항 재개·확대로 자사 여객기를 통한 해외 여행을 독려하고 있다. 베트남은 무격리 입국에 백신접종 증명서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도 필요 없다. 태국도 PCR 검사 의무가 없어 여행 부담이 적다. 일본은 10일부터 한국과 미국 등 98개국 관광객의 코로나19 검사격리를 면제한다. 한국 인천공항은 8일부터 비행시간 등 규제가 풀린다.
항공사들이 해외 노선 확대와 이벤트로 여객 매출 끌어올리기에 전력을 쏟고 있다. 사진은 에어서울 승무원들이 3일 서울 광화문 ‘괌 컨셉 존’에서 해외여행 컨설팅 하는 모습. (사진=에어서울)
해외 여행 예약율은 크게 올랐다.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5월 기준 해외 여행 예약자 수는 3만423명으로 2019년 5월의 46% 회복율을 보였다. 올해 2월 1368명이던 예약자는 정부의 해외 입국자 격리 해제 발표와 PCR 검사의 신속항원검사 대치, 일본 여행객 입국 허용 등 영향으로 급증했다.
LCC들은 모처럼 늘어난 수요에 증편과 모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에어서울은 괌 정부 관광청과 함께 커피빈 광화문점에서 ‘괌 컨셉존’을 운영하고 있다. 휴양지 콘셉트로 포토존을 설치하고 괌 여행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7~8월 휴가철을 앞두고 직장인들의 해외 휴양지 여행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에어서울은 인천-괌 노선을 기존 주 4회에서 주 9회까지 증편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전 국제선 19개를 운영했지만 이달 기준 보라카이와 나트랑 등 5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항공(089590)은 이달 인천-방콕, 보홀, 나트랑, 코타키나발루 등 국제선 19개 노선에서 246회 운항한다. 지난달 8개 노선 152회 운항에서 각각 138%와 62%씩 증가한 수치다. 동남아 노선 138회, 대양주 58회, 일본 40회, 중국 10회 순으로 많다. 태국 방콕과 괌·사이판 등 대양주 노선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티웨이항공(091810)은 지난달 28일 대형기 A330-300으로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신규 취항했다. 총 347석 규모로 비즈니스 클래스는 12석이다. 티웨이항공은 “주 2회 운항을 시작으로 지속 증편해 매일 운항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방콕, 다낭 등 동남아 노선 재운항을 통해 리오프닝 국제선 재개 본격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반면 단체 관광이 허용된 일본 노선은 우선순위에서 밀려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일본은 아직 비자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았다”며 “개인 단위 여행이 7월 이후 풀린다는 가정 아래, 빠르면 8월 말 부터 일본 등 해외 노선 운항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도쿄 나리타와 오사카 등 두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데, 비슷한 이유로 당장 증편하지 않을 방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축소됐던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이달 8일부터 정상화된다. 국토부는 2020년 4월부터 시행해 온 인천공항의 시간당 항공기 도착편 수 제한(슬롯 제한)과 비행금지시간(커퓨)을 2년2개월만에 해제한다. 오후 8시부터 다음달 오전 5시까지인 커퓨도 사라져 인천공항이 24시간 운영된다. 이날부터는 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도 접종자와 마찬가지로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했을 때 7일간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3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중국 상하이로 출국하려는 탑승객이 출국 수속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관광에 남다른 기대감을 보이는 곳이 일본과 가까운
에어부산(298690)이다. 에어부산은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일본 노선 우선·집중 전략’을 펴고 있다. 지난달 인천-나리타와 인천-오사카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거점지 부산에서는 부산-후쿠오카 노선 운항을 27개월만에 재개했다. 오사카와 삿포로는 각각 다음달 1일과 26일 운항을 재개한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일본이 7월 참의원 선거 이후 개인 관광 비자 발급을 논의한다는 방침에 따라 7월 이후 자유여행이 가능해지는 시점에 빠른 속도로 일본 노선 예약률이 증가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후쿠오카는 지난 2010년 에어부산 창사 후 첫 국제노선이었다. 에어부산은 10년 동안 이 노선에 2만 편을 투입해 300만명 넘는 승객을 실어날랐다.
3년만에 돌아온 호조에 항공사들은 실적 개선과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적자 규모는 티웨이항공 389억원, 제주항공 789억원, 에어부산 362억원이다.
특히 에어부산은 일본 매출 비중이 높은만큼 빠른 흑자 전환을 자신한다. 일본 노선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에어부산 매출 45.2%를 차지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일본의 입국 규제 완화 등 외부 변화에 적합하고 민첩하게 대응해 실적을 극대화 시킨다는 방침”이라며 “이러한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이 조기에 확보되고 회사 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입국 전 PCR 검사와 입국 후 3일 내 PCR 검사 의무가 유지돼 속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의 인천공항 규제 해제 발표는 연내 국제선 50% 회복이라는 기준 아래 월 단위 운항 허가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수익 개선이 빨라질 수는 있지만 PCR 검사 등이 실질적인 수요 회복을 방해하는 요소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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