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9일 민주당이 집시법 개정에 나선 것과 관련해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할 자격이 없다.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하며 "강성 팬덤정치와 먼저 결별해야 한다"고 되받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이 지난 8일 '헤이트 스피치(특정 민족·인종에 대한 증오 표현)' 규제를 위한 법안을 발의하자 오히려 민주당이 원조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이 법안을 발의한 배경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 앞 극우단체의 욕설 시위가 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헤이트 스피치를 금지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헤이트 스피치의 원천은 다름 아닌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 이재명 의원 등 유력 정치인을 비판하거나 당론을 반대하는 의견에는 어김없이 18원 후원금과 문자폭탄이 쏟아졌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 같은 행태를 '양념'에 비유하기도 했다. 내가 하면 양념이고 남이 하면 혐오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민주당의 문자폭탄에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가 있는 집시법 개정에 나서면 또 다시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권 원내대표는 후반기 원구성이 난항을 겪고 있다며 재차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장직을 양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원내 제1, 2 교섭단체가 나눠서 맡아야 한다"며 "민주당의 법사위 장악과 혁신은 결코 양립할 수 없다. 법사위원장을 내려놓는 것이야말로 오만의 정치를 그만두고 혁신을 시작하는 길"이라고 압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장단을 먼저 선출할 것을 요구하는 민주당을 향해 "국회의장과 법사위를 시간차로 독식하려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의 독식은 입법 폭주의 구조적 원인이었다. 원인을 제거해야 협치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이준석 대표와 정진석 의원이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양측 다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출범시킨 '당 혁신위원회'를 두고 정 의원과 대립을 벌이는 것에 대해 "혁신을 둘러싼 당내 구성원의 의견 제시는 언제든지 있을 수 있고 환영한다"면서도 "논의 자체가 양측의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을 위해서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대해서는 "제 입장은 여러 번 말씀드렸다. 그 말로 대신하겠다"고 했다. 앞서 8일 권 원내대표는 "국민통합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위신을 좀 세우는 차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보통 집권 1년차 8·15 때 대통합 사면을 많이 실시했다"며 "흔히 (여야 인사 사면을)예측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대통합 사면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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