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이준석의 1년…선거 연승에도 윤핵관 갈등은 여전
꼰대 수구에서 젊은 보수로…2030에 호남까지 넘봐
윤핵관과의 갈등 재개…24일 윤리위 징계 분수령
2022-06-08 18:06:28 2022-06-08 21:40:34
지난 2021년 6월 11일 이준석 의원이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1일로 당대표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그는 지난해 6월 헌정 사상 첫 30대 당대표로 선출됐다. 0선의 한계를 극복,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 연승을 이끌었다. 보수의 심장부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당성을 역설하며 당이 탄핵의 강을 건너도록 이끌었고, 서진정책으로 호남의 기반을 닦았다. 하지만 거듭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과의 갈등은 진행형이다.
 
이준석의 1년, 꼰대 수구에서 젊은 보수로 
 
이 대표의 1년은 당 쇄신에 상당한 공을 들인 시간으로 평가된다. 전당대회에 출마했을 때부터 '공정'을 강조한 이 대표는 당 대변인단을 '토론배틀'로 선발, 화제를 만들었다. '나는 국대다 위드(with) 준스톤' 당 대변인 선발대회에는 참가자 564명이 몰려 경쟁률 141대 1을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전당대회에서 불었던 이준석 돌풍은 당원 가입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에게 집토끼와도 같았던 2030 청년세대의 반향을 불렀다. 
 
이 대표는 취임 한 달 후인 지난해 7월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PPAT)을 도입, 공천의 정당성을 높이겠다는 발상이었다. 당내 반발도 있었으나 PPAT는 지역 내 짬짬이 공천을 막고 정치신인들에게 문호를 열어주는 데 일부 기여했다. 물론 이 두 사안 모두 '실력 만능주의'라는 비판도 낳았다. 여성과 청년 할당제에 비판적이었던 점도 이 같은 지적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6·1 지방선거 승리 직후엔 혁신위원회 카드를 꺼내들었다. 혁신위는 당 최고위원들이 각 1명씩 추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에는 감사원장 출신의 최재형 의원이 선임됐다. 당 조직 정비, 공천시스템 개선, 당원 자질 향상의 개혁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면에 차기 당대표의 22대 총선 공천권에 대한 사전 개입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쳐지면서 당내 주류인 윤석열계의 반발도 사고 있다. 
 
지난 2월 2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남 신안군 흑산도를 유세 차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 대표의 또 다른 대표적 다른 성과는 서진정책이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에게 불모지였던 호남에 정치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해 6월14일 당 대표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광주 동구에 마련된 합동분향소 조문에 나섰다. 보수정당 대표가 취임 첫 대외일정으로 호남 중에서도 민주당의 심장부로 불리는 광주로 향한 점은 파격이었다. 보수정당 대표로는 처음으로 20대 대통령 사전투표도 광주에서 진행했다.
 
이 대표의 지속적인 호남 구애는 윤석열 대통령이 호남에서 보수정당 대선후보 중 최고의 득표율을 얻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광역단체장 3곳에서 모두 1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1995년 제1회 지방선거 이후 27년 만에 광주시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득표율 15% 이상은 선거비용 전액을 국비로 보전받기 때문에 향후 후보군 마련에 한결 쉽게 다가설 수 있게 된다. 또한 정당득표에서 정의당을 밀어내고 2위에 오르는 파란도 연출했다. 
 
2030 청년세대로의 외연을 확장해 '꼰대' 수구정당의 이미지를 타파한 것도 이 대표의 작품이다. 이 대표는 취임 초 관용차 대신 자전거 '따릉이'로 출근하는 모습을 보이며 권위주의 타파 이미지를 구축했다. 이 대표는 취임 이후 당원을 3배 가까이 늘리는 성과도 거뒀다. 그는 지난 3월15일 "오늘 기준으로 당비를 1회 이상 납부한 당원의 수가 84만명에 도달했다"며 "지난 전당대회 시점의 27만여명에 비해서 3배 가까이 늘었다"고 자랑했다. 이어 "100만 책임당원을 넘어서는 그날까지, 당원 배가운동은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선거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갈등 재개…이준석 대 윤핵관 
 
대선 때부터 불거진 윤핵관과의 갈등은 여전히 숙제다. 대선 기간에도 이 대표는 당시 윤석열 후보와 잦은 갈등을 빚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말 '윤핵관' 논란을 직접 야기하며 5일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윤핵관으로 권성동, 장제원, 윤한홍, 정진석 의원 등을 지목했고, 윤 후보에게 이들과 멀리할 것을 권유했다.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빅 이벤트를 맞아 잠시 휴전했지만, 선거가 모두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갈등이 재개됐다. 윤핵관은 이준석 체제로는 윤석열정부 뒷받힘이 어렵다며 흔들기에 나섰고, 이에 질세라 이 대표는 특유의 공개적 반격으로 이들을 곤혹스러운 상황으로 몰고 갔다. 최근 이 대표의 우크라이나 행을 두고 맞붙기 시작한 신경전은 혁신위 출범 및 공천을 놓고 수위를 가리지 않는 전쟁 양상으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암수, 나쁜 술수, 개소리, 만용"(정진석), "적반하장, 어이가 없다, 기회주의"(이준석) 등 날선 설전이 오갔다. 핵심은 공천제도 손질이다. 이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통해 차기 당대표와 그 세력(윤핵관)이 공천을 전횡하는 사천을 막겠다는 입장이며, 윤핵관은 차기 공천에 대한 이 대표의 사전개입으로 보고 있다.  
 
여권 내에서는 이를 두고 지방선거도 마무리된 만큼 이 대표와 친윤계의 본격적인 당권투쟁이 시작된 것으로 받아들였다. 1차 분수령은 오는 24일 열리는 당 윤리위가 될 전망이다. 친윤계는 이 대표의 성접대 의혹을 본격화하며 당대표직 조기사퇴를 부채질 중이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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