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여론조사)②민주당 차기 대표, 이재명 32.1% 1위…김부겸 26.3% '급부상'
민주당 지지층 67.7% '이재명'…친문 주자 홍영표·전해철 지지도는 '미미'
김부겸, 정계은퇴에도 이재명 대항마로 지목…부상의 원인은 계파갈등
2022-06-10 06:00:00 2022-06-10 06:00:0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이재명 의원이 32.1%의 지지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정계에서 은퇴한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3%의 지지로 2위에 올라 이변을 예고했다. 김 전 총리는 문재인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끝으로 정계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지방선거 참패 책임 주체와 8월 전당대회를 놓고 당이 또 다시 극심한 계파갈등에 빠지면서 민주당 안팎에서는 김부겸 소환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문항에 나열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다른 당권 주자들을 모두 제치며 이 의원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음을 보였다. 다만, 민주당 지지층으로 제한하면 이재명 67.7% 대 김부겸 11.9%로, 격차가 매우 컸다. 
 
10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7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39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민주당 대표로 누가 가장 적합한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32.1%가 이재명 의원을 꼽았다. 이 의원에 이어 김 전 총리가 26.3%의 지지를 얻었다. 두 사람 간 격차는 5.8%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다. 우상호 의원(4.5%), 홍영표 의원(2.3%), 설훈 의원(2.3%), 이광재 전 의원(2.0%), 이인영 의원(2.0%), 전해철 의원(1.5%), 우원식 의원(0.7%) 순으로 뒤를 이었다. '기타 다른 인물' 9.7%, '잘 모르겠다' 16.7%로 집계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민주당은 대선 패배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마저 참패하며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명분 없는 출마를 탓하는 '명길' 책임론도 거세졌다. 이는 8월에 있을 전당대회 전초전 성격을 띤다. 그간 당 주류였던 친문은 책임론을 통해 이 의원의 전대 출마를 필사 저지 중이다. 반면 이 의원의 당권 도전 의사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방선거 후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며 숨고르기에 돌입했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 과정에서 보여준 실망감과 예상을 넘는 지방선거 대패에 친문, 친명과 거리를 뒀던 원로 및 쇄신파 의원들도 책임론에 있어서는 친문과 같은 목소리를 냈다. 때문에 친문 대 친명 구도가 이재명 대 반이재명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로를 헐뜯는 팬덤정치도 심화돼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김부겸 소환론은 이를 배경으로 제기됐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이재명 의원이 차기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1, 2위 두 사람만을 놓고 보면 20대 이재명 36.0% 대 김부겸 12.3%, 30대 이재명 33.8% 대 김부겸 19.2%, 40대 이재명 46.7% 대 김부겸 21.4%였다. 다만 50대에서는 이재명 30.9% 대 김부겸 30.8%로 단 0.1%포인트 격차로 팽팽했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이재명 20.7% 대 김부겸 38.0%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지역별로도 대구·경북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이재명 의원이 우위를 점했다. 서울 이재명 34.0% 대 김부겸 21.2%, 경기·인천 이재명 32.1% 대 김부겸 25.0%, 대전·충청·세종 이재명 38.0% 대 김부겸 25.6%, 부산·울산·경남 이재명 32.2% 대 김부겸 25.2%를 비롯해 당의 심장부인 광주·전라에서도 이재명 36.7% 대 김부겸 25.6%로, 이 의원이 우위를 보였다. 다만 강원·제주의 경우, 이재명 33.4% 대 김부겸 31.8%로, 다른 지역에 비해 두 사람 간 격차가 적었다. 반면 대구·경북에서는 이재명 16.4% 대 김부겸 40.8%로, 김 전 총리가 이 의원을 압도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제한하면 절반을 크게 넘는 67.7%가 차기 당대표로 이재명 의원을 선호했다. 이 의원에 이어 김부겸 전 총리(11.9%), 우상호 의원(5.0%), 이인영 의원(1.9%), 홍영표 의원(1.5%), 설훈 의원(1.4%), 이광재 전 의원(1.2%), 전해철 의원(0.9%), 우원식 의원(0.8%) 순으로 조사됐다. '기타 다른 인물' 3.3%, '잘 모르겠다' 4.3%였다. 친문 주자인 홍영표, 전해철 두 사람은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당의 기반인 40대와 호남에서도 유의미한 지지를 얻지 못했다. 우상호 의원은 전당대회 이전까지 당을 이끌 비대위원장을 수락함에 됨에 따라 전대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민주당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일반국민 여론조사 10%의 투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당대표를 선출한다. 민심이 10% 밖에 반영되지 않음에 따라 90%를 차지하는 당심이 절대적이다. 국회의원이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의원의 경우 친문이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대의원 1표는 권리당원 60표 정도의 위력을 발휘한다.(대의원 1만6000여명, 권리당원 80만명) 반면 권리당원은 이재명 의원에 대한 지지 성향이 강하다. 친명계는 대선 직후 대거 입당한 '개딸'들의 투표권 확보를 위해 현행 당비 6개월 이상 납부로 되어 있는 권리당원 규정을 3개월 이상 당비 납부로 완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개딸은 이재명 의원에 대한 강성 지지층이다. 
 
정치성향별로도 진보층의 57.3%가 이재명 의원이 차기 민주당 대표로 적합하다고 봤다. 2위는 김부겸 전 총리로 16.8%의 지지를 받았다. 다만 중도층에서는 두 사람 간 격차가 크게 줄었다. 중도층 이재명 26.4% 대 김부겸 24.2%로,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보수층에서는 김 전 총리에 대한 지지가 더 높게 나왔다. 이재명 14.2% 대 김부겸 36.9%였다. 이는 이재명 의원의 한계와 극복 과제를 잘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14명이며, 응답률은 2.4%다. 3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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