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홈쇼핑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유료방송사업자와 홈쇼핑사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매년 커지는 송출수수료 부담에 홈쇼핑은 블랙아웃(채널 송출 중단)'을 불사하겠다는 각오로 치열한 협상을 펼치고 있다.
10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홈쇼핑 7개사(GS샵·롯데홈쇼핑·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057050)·NS홈쇼핑·공영쇼핑)가 지난해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총 1조8048억원으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지난해 7개사 영업이익은 총 6020억원으로 19.1% 줄어든 반면 송출수수료는 증가한 것이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인터넷(IP)TV, 케이블TV(MSO) 등 유료방송의 특정 채널번호를 부여받기 위해 지급하는 비용으로, 일종의 채널 자릿세다.
송출수수료 인상률은 2017년 7.3%, 2018년 10.3%, 2019년 8.3%, 2020년 8.1%, 2021년 7.7%로 최근 5년간 연평균 8.6% 올랐다. 반면 같은기간 홈쇼핑의 방송매출은 2.2%, 영업이익은 3.9%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2017년 39.4%, 2018년 46.1%, 2019년 49.3%, 2020년 54.2%, 2021년 59.9%로 확대되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최원식·구선정 디자이너)
홈쇼핑은 TV 고객 이탈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인데, IPTV 3사가 15~20%의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하자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까지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MSO 일부 업체는 홈쇼핑이 송출수수료를 낮출 것을 미리 예측하고 애초부터 두 자릿수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료방송의 이중적인 태도도 지적된다. 현재 유료방송의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은 유료방송 가입자 수다. IPTV는 가입자 수 증가에 따라 송출수수료를 인상하고 있지만 케이블TV는 가입자 수 감소로 채널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수수료를 유지하거나 소폭 인하에 그쳤다.
송출수수료가 오프라인 매장의 임대료 성격인 만큼 유료방송 가입자수뿐 아니라 홈쇼핑사 매출도 반영해야 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롯데홈쇼핑 해외여행 상품 방송 모습(사진=롯데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을 부추기는 또 다른 이유는 T커머스 채널 신규 개설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판로 개척을 위해 중소기업 제품만 취급하는 전용 T커머스 채널을 신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T커머스는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TV홈쇼핑과 달리 녹화방송만 가능하다.
현재 운영되는 10개 T커머스 채널에서 중소기업 제품 판매 비중이 70%에 이르고 경쟁사간 1~40번대 '황금채널'을 차지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그런데도 또다시 채널을 만들려고 하니 동종업계의 불만이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사 대부분이 TV 고객 이탈로 실적 부진에 빠졌지만 송출수수료는 매년 인상되고 있다"며 "오죽하면 홈쇼핑사가 중요한 방송매출을 포기하려는 심정으로 블랙아웃하겠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황기섭 TV홈쇼핑협회 실장은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가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특정 채널을 부여받기 위해 지급하는 비용"이라며 "송출수수료 산정 기준을 명확하게 하고 홈쇼핑사 매출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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