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총사퇴 의사를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뒤 국회 본청 건물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1일 당 윤리심판원이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최강욱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내린 데 대해 "늦었지만 다행이고, 환영하지만 아쉽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거짓과 위선, 폭력과 증오로 당을 위기에 빠트리는 강성 팬덤 대신, 국민 곁으로 조금 더 다가선 결론을 내린 것이라 여긴다"고 평가했다.
앞서 최 의원은 지난 4월28일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과의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전날 최 의원에게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당원 자격정지는 징계기간 동안 당원의 권리행사를 제외한 당직의 행사와 수임이 정지되는 징계 처분으로, 제명 다음으로 센 중징계로 평가된다.
다만 박 전 위원장은 "아쉽다"며 "최강욱 의원의 거짓 발언, 은폐 시도, 2차 가해 행위를 종합해 보았을 때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은 무거운 처벌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의원을 향해 "윤리심판원 결정은 사건 정황과 피해자 진술을 기반으로 내린 객관적 결론"이라며 "이제라도 최 의원은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또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당시 회의에 참석하고도 진실을 감추고, 최 의원의 발언을 숨기려고 보좌관 입단속을 시킨 의원들에 대한 처벌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이 사건은 최강욱 의원 개인의 잘못일 뿐만 아니라 사건을 은폐하기로 공모한 회의 참석 의원 모두의 집단적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 의원을 감싸고 은폐에 가담했던 의원들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실규명이 필요하다"며 "위력을 이용해 사건 자체를 침묵하도록 강요한 행위는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번 결정을 계기로 지선 패배의 근본적 원인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최강욱,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팬덤 정치에 기댄 의원들이 주도한 검수완박은 지선(지방선거)의 가장 큰 패인이었다"며 "폭력적 팬덤에 기대 민생을 외면하고 검수완박을 강행해 당 지지율이 10%나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은 "이 모든 패인의 중심에 처럼회 의원들이 있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처럼회는 팬덤에 취해 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고 지선을 참패로 이끌었다"며 "처럼회는 해체해야 한다. 강성 팬덤에 기대 당과 선거를 망친 책임을 인정하고 자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박 전 위원장은 "당심을 민심의 바다에 맞추지 못하면 민주당이 항해할 희망봉은 어디에도 없다"며 "이제 우리는 팬덤 정치와 이별하고 대중정치의 길로 거침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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