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신변보호’ 여성 가족 살해 이석준, 무기징역
"계획적 범행·잔혹한 수법…사회로부터 영구적 격리 필요"
"사형은 극히 예외적 형벌"…검찰 구형 '사형' 안 받아들여
2022-06-21 15:35:55 2022-06-21 19:22:10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이석준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이종채)는 21일 신변보호를 받는 여성 A씨의 가족을 살해한 이석준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석준은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 살인미수, 살인예비, 강간상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이용촬영·반포 등), 감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7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석준의 모든 범죄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A씨를 살해 대상으로 삼았을 뿐이고 A씨의 어머니에 대해서는 보복 목적이 없었으므로 보복살인이 아닌 형법상 단순살인죄가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라며 “하지만 A씨의 부모가 피고인을 경찰에 신고하고 A씨의 진술로 인해 피고인이 강간과 감금 등의 수사를 받게 된 점에 미뤄 피고인이 A씨의 어머니를 살해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흉기를 준비해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실행했으며, 저항할 수 없는 피해자들의 목 부위를 찌르는 등 범행 수법 역시 잔혹하기 그지없다”라며 “남은 가족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는 점을 보면 사회로부터의 영구한 격리 필요성이 있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검찰이 구형한 사형에 대해서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며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과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각 10년간 취업제한,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1심 선고 이후 유가족은 기자들과 만나 “마음이 찢어지고 무겁다. 이 나라 법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저희 같은 힘없는 사람도 법의 보호를 받으며 살고 싶다”고 밝혔다. 유가족 측은 이석준에게 사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항소할 계획을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대구에서 A씨를 성폭행하고 그 장면을 핸드폰 카메라로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항거 불능 상태에 빠진 A씨를 방에 감금하고 다음날 "대구에 가서 우리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날 것인데 연인처럼 행동해라.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약 25시간 동안 A씨를 끌고 다녔다.
 
A씨는 친구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에게 '감금 사실을 전해 달라'고 요청했고 A씨의 아버지가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이씨는 A씨와 그의 가족을 살해할 마음을 먹고 인터넷으로 검색한 흥신소를 통해 피해자 집 주소를 파악했다. 이씨는 범행 당일 피해 가족 집 앞을 서성이다 피해 여성이 외출하는 걸 보고 택배기사로 위장해 침입했고, 집에 머물고 있던 A씨의 어머니와 초등학생인 남동생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 때문에 A씨의 어머니는 숨지고 남동생은 중상을 입었다.
 
신변보호 여성을 살해한 이석준이 지난해 12월 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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