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국내 건설업계가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에서 최대실적을 경신하며 수주 곳간을 두둑이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부 출범에 따른 규제 완화 기대감이 팽배해진 상황 속에서 재개발·재건축, 리모델링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정비사업에 속도를 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해외수주는 작년보다 소폭 줄어든 가운데 건설사별로는 상위권 순위가 바뀌며 희비가 교차했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7일까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수주액은 20조524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주액은 작년 상반기 9조4848억원에 견줘 111.4% 늘어난 규모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건설은 연초 대구 봉덕1동 재개발을 시작으로 △이촌 강촌 리모델링 △대전 장대B구역 재개발 △과천주공 재건축 △산본 무궁화주공1단지 리모델링사업 △부산 서금사6구역 재개발사업 등을 수주했다. 현재까지 누적 수주액은 6조9544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도시정비사업부문 ‘7조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업계 순위도 지난해 상반기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현대건설 뒤는
GS건설(006360)이 따르고 있다. GS건설은 올해 서울 용산구 이촌한강맨션 재건축을 수주를 비롯해 부산 구서 5구역,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등의 사업을 따내며 현재 3조2107억원의 누적 수주액을 기록했다. 수주액은 작년 상반기(1조892억원)에 견줘 194.8% 늘어난 수준이다.
롯데건설의 성장도 가파르다. 지난해 상반기 8985억원의 수주에 그쳤던 롯데건설은 올해 이문4 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정비사업 등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 2조7406억원을 채웠다. 누적 수주액은 작년 한해 수주액을 가뿐히 뛰어넘었으며, 업계 2위(상반기 기준)인 GS건설과 비교하면 4700억원에 불과하다.
(표=뉴스토마토)
특히 롯데건설은 서울권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2조96억원으로, 서울권 도시정비사업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이어 포스코건설의 수주액은 1조555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 늘었고, SK에코플랜트(8802억원),
삼성물산(028260)(8172억원),
HDC현대산업개발(294870)(7000억원)의 수주액은 각각 620%, 191%, 597% 상승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누적수주액 2위에 이름을 올렸던 대우건설의 수주액은 1조322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다. 같은 기간 DL이앤씨는 리모델링 부문 수주가 감소하며 30% 하락한 1조2543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으며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액은 6170억원으로 31% 떨어졌다.
해외수주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하방 압력이 지속되면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29일 기준)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규모는 114억 6480만달러로 작년 동기에 견줘 22.3% 줄었다. 국내 건설사의 주력 시장인 중동 지역에서 대형 수주가 나오지 못한 까닭이다. 다만 수주건수는 273건으로 1년 새 11.4% 늘었다.
건설사별로는 롯데건설 공사건수가 14억2146만달러로 작년 상반기 대비 18배 이상 급증한 반면 업계 1위인 삼성엔지니어링의 공사금액은 16억8608만달러로 21.7% 감소했다.
(표=뉴스토마토)
시장에서는 부동산 규제 완화 움직임 등이 수주 증가로 이어졌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원자재가격과 금리 등 자재비용과 금융비용 등 증가가 실적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철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반기 민간주택수주는 정권변화와 규제완화 기대심리로 지난해 보다 양호했다”면서 “올해 국내 건설수주는 작년보다 0.5% 감소한 210조9000억원을 전망한다”라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상반기에는 상승 기조를 지속하지만, 하반기에는 자재, 금융비용 등 증가한 영향으로 감소 전환할 것”이라며 “급등한 자재가격과 노조 파업의 영향으로 건축 공사 현장이 멈춘 까닭에 올해 건설투자는 1.8% 감소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원가 상승에 대한 문제들, 즉 원자재가격이나 인건비 변화 등이 공사 수주와 사업 진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분상제 등 변화로) 공사수주 자체는 늘어날 수 있지만, 수익성에는 변동성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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