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서 기자] 폭염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탈원전까지 맞물리면서 여름철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5년 중 최저 수준의 전력공급 예비력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력수급 경보 발령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여름 전력 최대수요 예상시기는 8월 2주차 91.7~95.7기가와트(GW)로 전년(91.1GW) 대비 높을 전망이다. 하지만 공급량은 100.9GW로 전년(100.7GW)과 거의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가동에 따른 공급능력은 전년 17.7GW에서 20.7GW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나, 노후 석탄발전 폐지·정비 등 영향으로 전체 공급량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는 전력공급 예비력이 최저 5.2GW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여름철 예비력 실적은 2018년 7.1GW, 2019년 6.1GW, 2020년 8.9GW, 2021년 9.6GW 등이다.
통상 예비력은 10GW 이상이어야 안정된 상태로 본다. 예비력이 5.5GW 이하로 떨어지면 전력수급 경보 '준비' 단계가 발령된다.
정부가 예측한 예비력은 5.2~9.2GW로 전년 대비 최대 4.4GW 낮은 수치다. 예비력을 전력수요로 나눈 전력공급 예비율은 5.4~10% 수준이다.
무엇보다 이른 더위와 코로나19 안정세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여름철 냉방이 집중될 경우 폭발적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정부는 신한울 1호기 등 신규설비를 곧바로 시운전하는 한편, 가동 중인 발전기 출력을 높이는 등 단계별 가동으로 총 9.2GW의 예비자원을 추가 확보한 상태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연료 수급난에 대비해 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용 연료의 필요물량도 사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280개 공공기관의 에너지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전력수급 위기 시 냉방기 순차운휴 등 추가 절전에 나설 계획이다. 정부는 또 산업계에 8월 2주 전후로 휴가를 분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부는 이 같은 대응 방안을 담은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30일 제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심의·확정했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올 여름 수급상황이 예년에 비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기관 뿐 아니라 가정과 사업장 등 국민적 에너지 절약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30일 제2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심의·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주택가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사진=뉴시스)
세종=김종서 기자 guse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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