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주식 침체' 총수 33명 재산 13조↓
한국CXO연구소, '주식 평가액 변동 조사' 발표
2022-07-05 13:58:44 2022-07-05 16:36:15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주식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상반기 동안 33개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 가치가 13조원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의 주식 재산이 가장 많이 감소했고,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 10조 클럽에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만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2년 상반기(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 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33개 그룹 총수의 6월 말 주식 평가액은 51조4463억원으로 1월 초 64조6325억원보다 13조1862억원(20.4%) 줄었다. 
 
33개 그룹 총수 합산 주식 평가액 변동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33명의 그룹 총수 중 29명이 올해 상반기 주식 재산이 감소했고, 4명만이 주식 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 그룹 총수는 이우현 OCI(010060) 부회장으로 1월 초 1244억원에서 6월 말 1725억원으로 480억원 이상 늘었다. 
 
이우현 부회장은 OCI 종목만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이 종목의 주가는 40% 가까이 올랐다. OCI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한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란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패널과 반도체 웨이퍼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 중 하나다.
 
또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상반기 주식 재산이 20% 넘게 증가했다.
 
이순형 회장은 1113억원에서 1388억원으로 주식 평가액이 275억원(24.7%) 늘었다. 이는 세아제강지주(003030)세아제강(306200) 등 종목에서 주가가 오른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023530)롯데지주(004990) 등의 종목에서 주가가 20% 이상 올라 6943억원에서 8485억원으로 1541억원(22.2%)이나 가치가 상승했다.
 
특히 33개 그룹 총수 중 20명은 상반기에만 10% 넘게 주식 가치가 떨어졌다. 1월 초보다 3월 말 주식 평가액이 10% 이상 하락한 총수가 7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그만큼 3월 말보다 6월 말 국내 주식 시장이 더 나빠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식 평가액 감소율 1위 그룹 총수는 방준혁 넷마블(251270) 이사회 의장으로 조사됐다. 방준혁 의장은 넷마블 종목에서만 주식을 보유 중이며, 넷마블 종가는 1월 초 12만7500원에서 6월30일 6만8900원으로 46%나 떨어졌다. 이처럼 넷마블 주식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도 2조6430억원에서 1조4283억원으로 감소했다.
 
주식 평가액 기준으로는 김범수 카카오(035720)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센터장이 4조7690억원으로 가장 많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김범수 센터장은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293490) 주식을 보유 중이며,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카카오 39.0%, 카카오게임즈 47.2% 수준으로 주가가 내려간 영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주식 가치가 2조1530억원 감소했지만, 그룹 총수 중 주식 평가액이 12조33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9조795억원), 김범수 센터장(7조4578억원) 순이었다. 이들은 1월 초까지만 해도 주식 재산 '10조 클럽'에 포함됐지만, 6월 말에는 이재용 부회장만 남았다.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 재산 '1조 클럽'에는 11명이 포함됐지만, 현대중공업그룹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만이 주식 가치가 올랐다. 정몽준 이사장의 주식 가치는 1월 초 1조1262억원에서 6월 말 1조2481억원으로 증가했다. HD현대(267250) 주식 종목의 주가가 1월 초 5만3600원에서 6월30일 5만9400원으로 오르면서 정 이사장의 주식 가치도 10.8% 상승했다.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 증감 여부에 따라 해당 주식 종목을 보유한 일반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 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6월 말 이후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않고 점점 내리막길로 가고 있어 외국 투자자는 지속해서 국내 주식 시장을 떠나고, 일반 국내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에 따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점점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며 "침체한 국내 주식 시장 분위기 전환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절실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을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주식 재산은 총수가 해당 상장사 주식 종목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상장사를 통해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현황까지 포함했다. 비상장사는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주식 평가액은 올해 초(1월 3일)와 6월 말(6월 30일) 종가 기준이며, 보유 주식은 6월25일까지 보유 현황으로 해당 금액을 산출했다. 우선주도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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