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반도체는 안보산업…국가균형발전서 제외해야"
"반도체 정책, 시장 논리로 생각해선 안돼"
인프라·인력 공공 지원해야…삼성 3나노 의미 커
2022-07-14 16:11:43 2022-07-14 16:11:43
[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반도체는 안보산업입니다. 여기에 국가균형발전의 논리를 가져오면 안됩니다. 다른 산업과 비교나 형평성을 논하면 안되는데 현실적 시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반도체산업을 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14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정책 방향을 시장 논리에 맞춰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기현 전무는 반도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첫번째 선행 과제로 제조시설 부지 확보를 꼽았다. 안 전무는 "첫 번째는 제조시설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라며 "인프라라고 하는 것은 용수와 전기공급, 폐수처리시설 등인데 이를 공공에서 지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제조 부지 확보 다음으로는 최근 이슈가 불거진 반도체 인력양성이 언급됐다. 안 전무는 "두 번째는 인력양성인데 해당 분야의 전공 교수가 많아야 하고 이들이 인력을 양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시설과 연구비가 전제돼야한다"며 "이를 위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 대학까지 반도체 증원을 허용할 경우 지방대가 고사할 수 있다는 반발의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수도권·지방에서 모두 반도체 학과 증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전무는 "반도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국가 균형발전의 논리가 청년들에게 희망고문이 되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사진=본인 제공)
 
그는 충분한 반도체 인력 충원은 당장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주 52시간 제도에 있어서도 현실에 맞는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세 번째는 부족한 인력을 단기간에 충원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에 기존 인력들이 이를 대체 할 수 있도록 주 52시간제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고용부는 지난달 23일 '주'단위로 관리하는 연장근로 시간을 '월'단위로 바꾸는 등 주52시간제 개편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관련 분야 인력은 한 해에 약 3000명이 부족한 것으로 추산된다. 교육부는 이달 중 반도체 인재양성 지원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교육부는 지방국립대와 수도권 대학 30여곳을 중심으로 반도체 인재 양성과 관련한 수요 조사에 나선 상태다.
 
다만 그는 이같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삼성전자(005930)가 이뤄낸 세계 최초 파운드리 3나노 공정 양산은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GAA(Gate-All-Around) 기술을 적용한 3나노 초도 양산에 착수한 바 있다. 안 전무는 "세계 최초 파운드리 3나노공정의 양산은 글로벌 고객들을 확보하는 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며 "과거보다 매우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파운드리 시장 선두주자인 TSMC는 빨라야 올 연말 3나노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공정도 기존의 핀펫 트랜지스터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TSMC는 삼성전자가 적용한 차세대 기술 GAA를 2025년 2나노 공정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양사의 기술력 도입 시기가 최소 3년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메모리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14일 업계 최고 속도인 '24Gbps GDDR6(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안 전무는 "메모리반도체의 초격차를 확대하면서 시스템반도체의 경쟁력을 높여야한다"며 메모리반도체의 초격차 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제조시설을 구축하면서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경쟁업체가 추격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시스템반도체는 국내 수요기업과 협력해 새로운 시스템을 창출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2021년 1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가 '인프라'며 '안보'라고 말했는데 이는 국방 산업과 같이 반도체가 국가를 지키는 산업이라는 뜻"이라며 "역시 가장 필요한 지원은 인력양성과 제조시설 부지 확보"라고 강조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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