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협상 재개…길어지는 ‘희망의 끈’
오전 10시 교섭 시작…원청 휴가 코앞에 난항
1도크 점거 50일째…사측 7000억원 손해 추정
2022-07-21 13:49:52 2022-07-21 13:49:52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하청업체 노동자 파업 50일째를 맞은 대우조선해양(042660)이 하청 노사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거통고지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우조선해양 협력사 대표단과 협상하고 있다.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이 21일 오전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1도크에 만든 0.3평 철제감옥에서 옥쇄 농성을 하고 있다. 옥쇄농성은 이날 30일째를 맞았다. (사진=이범종 기자)
 
양측 대표단은 지난 15일 교섭을 시작했다. 전날 오후 7시30분 협상을 재개했지만, 11시30분 협상을 중단하고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원인을 상대 탓으로 돌렸다. 
 
거통고지회는 협력사와 파업 피해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했으나, 협력사 측이 법적 책임에 대해 각 업체와 조합원이 개별 협의하는 식으로 뒤엎었다고 주장했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 4.5% 인상안은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협력사 측도 기자회견을 열고 민형사상 책임 문제는 협의 중이어서 아무런 합의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문구를 아예 빼거나 개별 회사와 협의하자는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했다. 노사가 합의에 이를 때까지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노조가 어겼다는 주장도 폈다.
 
애초 협력사 측은 협상 타결 마지노선을 이달 19일로 잡았다. 오는 23일 원청 하계 휴가가 시작되는데, 원청 도움으로 시설과 장비 활용을 준비할 기간이 이때까지였다고 했다.
 
정부에선 노사 합의를 연일 독려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불법 행위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찾아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서 오늘 국민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줬으면 좋겠다고 양측에 당부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강민정 의원도 같은 날 이영호 부사장을 만나 협상 진행 상황을 확인했다.
 
거통고지회 소속 조합원 약 120명은 임금 30% 인상과 상여금 300% 인상, 노조 전임자 인정, 노조 사무실 제공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 파업에 돌입했다. 같은 달 22일에는 유최안 부지회장이 1도크(건조장)에 가로·세로·높이 1m(0.3평) 철제 감옥을 만들어 옥쇄 농성을 이어왔다.
 
대우조선해양은 1도크 점거에 따른 손실액을 약 7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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