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에 맞춰 인력 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부품 수가 적고 공정이 단순해 생산인력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또 자동차가 거대한 전자기기로 변화되면서 연구개발(R&D) 및 소프트웨어 분야 엔지니어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생산인력 조정과 일자리 전환 배치 등으로 미래차 전환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최근 전기차 사업 투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 8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다. 포드 직원 3만1000여 명 중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는 2026년까지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의 계획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포드는 전기차 부문에 대한 투자를 500억달러로 늘리고, 2026년까지 연 200만대의 전기차를 팔겠다는 방침이다.
르노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2000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대신 같은 기간동안 데이터 분석과 배터리 관련 부문에서 2500명을 채용할 방침이다. 르노는 2025년까지 9개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는다.
포드는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를 출범해 테네시와 켄터키주에서 총 129GWh 규모 합작 생산공장을 2025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사진=포드)
폭스바겐은 지난해 3월 독일 내 6개 공장에서 전체 12만명의 근로자 중 최대 5000명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생산과 판매 대수에서 테슬라를 추월하겠다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전기차 관련 예산을 4000만유로(약 535억원)에서 2억유로로 늘렸다. 2030년까지 유럽 전기차 시장의 70%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제너럴모터스(GM) 역시 2019년 초 4000명 이상의 대대적인 감원을 진행한바 있다. GM은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 차량 분야에 350억달러를 투자하고 30종 이상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한국지엠의 경우 지난 5월 부평2공장 인력 1200여명을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으로 전화배치키로 했다. 부평2공장은 물량 부족으로 오는 11월 사실상을 문을 닫는다.
업계에서는 주요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이 완료되는 오는 2035년까지 자동차 업계에 생산직 근로자 수가 대거 감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생산직 신규 채용을 최소화해 퇴직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을 줄여나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생산의 10%를 전기·수소차로 생산하면 고용은 17% 감소, 20% 생산 시 30% 감소, 30% 생산 시 38% 줄어들 전망이다. 연구원은 2026년부터 자동차 산업에서의 고용 감소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용원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상무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에 비해 작업 공수가 감소해 근로자는 20%~30%, 부품 수는 3분의 1 정도 줄기 때문에 고용 축소가 불가피하다"며 "2030년 전기차 비중이 33%를 차지할 경우 10%의 기업이 사라지고, 3만5000여명의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생산직 인력을 줄이는 대신 소프트웨어 분야 엔지니어 인력을 늘리고 있다. 우리나라의 친환경차 관련 인력은 2018년 기준 4만2443명, 자율주행차는 5021명, 인프라 관련 인력은 3068명으로 총 5만532명으로 집계됐다. 소프트웨어 인력은 1000명에 불과하다.
미국의 경우 전기차 포함 친환경차의 인력을 2020년까지 27만4000명으로 늘렸다. 일본 토요타는 올해부터 신규 채용의 40% 이상을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으로 채워 1만8000명을 확보한 상태다.
이지형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연구원은 "미래차 신사업 인력 양성과 내연기관 인력 직무 전환 등 미래차 산업의 포용적 고용 전환을 위한 인적자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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