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KC코트렐 공모 CB 실권 96% 인수…오버행 부각
125억 CB 발행에 신권규모 120억…9월부터 즉시 주식전환 가능
KC코트렐, 유동성 경색 및 사업성 악화로 주가 반토막…CB 투자 매력↓
유증 대규모 실권주 발생한 엔지켐…KB증권 대량 매도에 주가 하락
2022-08-10 06:00:00 2022-08-10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KC코트렐(119650)이 125억원 규모 공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면서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모 CB 발행에서 부진한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대표주관사로 참여한 한국투자증권이 실권 CB 대부분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특히 KC코트렐의 공모 CB는 매도청구권(콜옵션)이 없고, 발행 후 한달만에 주식전환이 가능한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KC코트렐 공모 CB의 실권물량 274만7941주를 인수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CB의 확정 주식전환가는 4372원으로 인수 금액은 120억원 규모로 총발행 규모의 96%에 달한다. 
 
앞서 KC코트렐은 지난달 4일 한국투자증권 주관으로 3회차 CB를 일반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CB 발행 목적은 원재료 매입대금으로 지난해 3월 KC코트렐이 체결한 수주 프로젝트(대만 Taichung 화력발전소 5~10호기 환경설비 보수공사)에 납품될 주요기자재 품목 구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KC코트렐은 이번 CB 발행으로 목표한 자금은 조달했으나, 대량의 실권주가 발생하면서 오버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CB 발행에서 청약 규모가 4억8600만원으로 청약률이 3.89%에 그쳤기 때문이다. 실권물량은 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총액 인수했는데, 최대주주가 아닌 만큼, 대표주관사의 인수 물량에는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없다. 
 
KC코트렐의 공모 CB의 경우 주식전환청구가 내달 4일부터 가능하게 설계됐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번에 인수한 물량은 274만7941주로 발행주식총수(1760만주)의 15.6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 CB의 경우 주가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이 최초 발행가액의 80%까지 가능하지만, 이미 인수수수료 등을 확보한 만큼 CB 주식전환 시점에 대량매도를 통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우려가 있다.
 
앞서 올해 3월 유상증자에서 대규모 실권주가 발생한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역시 오버행 이슈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500% 무증 공시로 상한가에 진입했으나, 실권주를 인수한 KB증권의 대량 매도가 이어지면서 주가도 무증 공시 이전으로 복귀했다.
 
KC코트렐의 경우 지난해부터 이어진 유동성 경색과 사업성 악화로 주가가 지속 하락한 만큼 한국투자증권도 발 빠른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8월 9000원 수준에 거래되던 KC코트렐의 주가는 전일 종가 기준 4750원으로 최근 1년간 '반토막'이 났다. CB의 경우 주식전환을 통한 시세차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만큼 지속적인 주가하락은 CB 투자매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KC코트렐 1년 주가추이. (표=한국거래소)
 
KC코트렐은 지난해부터 유동성 악화에 따른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20년 강릉안인화력 탈황설비 등 대규모 수주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손실충당금으로 부채비율이 2183.57%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2021년 안공공장부지 매각과 1~2회차 CB발행(185억원), 유상증자(265억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여전히 670.9%의 높은 부채비율을 기록하고 있다. 더구나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으로 주요 사업인 집진 및 가스처리설비 사업의 성장성도 제한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B의 경우 통상 주식전환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상품인 만큼 향후 주가 전망에 따라 빠르게 엑시트 물량이 나올 수 있다”며 “통상 CB의 경우 주신전환가능 시점을 1년으로 투자기간을 정하지만, 주식전환 시점이 짧은 만큼 CB발행 즉시 오버행 이슈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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