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수도권 일대에서 이른바 '갭투자'로 전세보증금 사기를 친 혐의를 받는 ‘세모녀’ 중 모친 측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임대인 A씨 측 변호인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박희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사기·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 공판에서 "보증금 반환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들이 고통받은 건 유감이지만, 이들을 기망한 사실이 없어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A씨 측 다른 변호인도 "피고인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당시 현장에 참석한 사실이 없고, 이미 맺은 계약을 이후에 승계한 것"이라며 "피해자들을 만난 일 자체가 없는데 피해자들을 기망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A씨가 변제 능력이 없었다는 것을 인정하냐"고 묻자, 변호인은 "변제 능력이 있었고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분양대행업자 4명과 공모해 2017년 4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서울 강서구와 관악구 등 수도권에서 빌라 500여 채를 전세를 끼고 사들인 뒤 세입자 136명으로부터 보증금 약 298억원을 받아 가로챘다.
이 과정에서 보증금 일부는 A씨와 분양대행업자가 리베이트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리베이트 액수는 부동산 1건당 최대 5100여만원으로, 총 11억8000여만원에 이른다.
A씨가 임차인들에게 전세 보증금 등 임대차 보증금을 되돌려줄 능력이 없는데도 보증금을 받아 사기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검찰은 A씨를 구속기소 했다. 또 A씨가 딸 2명의 명의로 빌라 136채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등 딸들을 범행에 가담시켰다고 보고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지난 6월 A씨를 먼저 구속기소 한 뒤 지난 7월 공범인 두 딸과 분양 대행업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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